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인해피 Sep 28. 2023

추석 그리고 며느리 vs 시아버지

결혼하고 나서  추석 때가 되면

추석 전날 시댁에 모여

시댁식구들과 도란도란 저녁식사를 함께 해 왔다.


시댁에는 시누네와 동서네 그리고 우리 가족이

부모님과 함께 모여 각자 준비한 음식으로

식사를 했다.


추석 전날에는 시댁식구 모두 모여 식사를 하고

헤어진다.

그리고 추석 당일에는 제사를 위해

김포로 여러 가족들이 모인다.

오늘도 저녁식사를 하고 시댁에서 하룻밤 잠을

자고, 내일 이른 아침부터 김포로 출발한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제사를 위해

가족 모두 음식 준비로  힘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제사는 해마다 각 집마다 맡아서 준비하지만

우리 집에서 준비하는 해가 되면 며느리들이

그야말로 고된 일로 기진맥진했던 경험이 있다.


코로나 때에는 제사를 드릴 수 없어

그때가 며느리들에게는 천국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코로나 이후에도 예전보다는 제사의 부담이

많이 줄긴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연세 많으신 어른들은

제사를 정성스럽게 준비하기를 고집하신다


젊은 며느리들은 제사가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제사가 사라질지 시간만

지나길 바라는 듯하다


이번 추석에도 여전히 시댁어른들 모시고

김포로 제사를 드리러 가게 된다


올해는 제사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제사에 참여는 해야 한다


돌아가신 조상들을 기억하며

제사를 드리는 건 맞지만

어른들 생각과 젊은 며느리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친정 쪽에서 제사가 아니라

천주교 식 미사로 제사를 대체하기 때문에

제사의 의미가 크게 다가오질 않는다


물론 시댁어른들의 생각에 반대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다만 어른들의 생각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참여하는 제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동상이몽과 같은 상황이랄까.


작년에 우리 집이 제사를 담당해야 했기 때문에

전이며 제사에 들어가는 많은 음식을

돈을 주고 맞췄다는 것을 시아버님이

아시고 살짝 기분이 나쁘신 모양이었다

'제사는 정성인데...' 하시며...


며느리들 입장에서는 바쁘게 일하며 아이까지

키우는 마당에 제사 음식까지 직접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여자들이 당연히 정성을 다해 제사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시아버님의 생각에

살짝 화가 나긴 했었다


그렇다고 내 감정을 겉으로 드러낸 건 아니지만

속으로는 아버님의 생각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걸 바로 '세대차이'라고 하는 것일 게다


제사로 인해 서로가 갈등을 갖는다면

그건 또 아니지 않은가


젊은 사람들은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제사는 없어질 거라 얘기들 한다


아마도 제사를 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내일 김포로 가서 부모님 뜻을 받들어

제사에 잘 참여하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제사 참여.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리라 본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오지랖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