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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May 11. 2023

누가 나를  챙길까

나를 사랑해야 할 때

"친구야! 너 아직 집 장만도 못했니?

집 장만은 금리가 떨어질 때 반드시 해야 하고,

자기 계발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 미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거고..."


"동생아, 너 남편과 아직도 이런 문제로 싸우니?"

감정낭비 더 이상 하지 말고, 그냥 무시하고 살아!"

동생아, 동생아, 동생아...


"대리님, 대리님은 정말 잘할 수 있는 분이에요.

다만 부정적인 생각에서 이제는 졸업하시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러한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그리고 긍정확언을 매일 하시면..."


나는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믿어왔다.


나는 어려운 친구와 주변 지인들을 볼 때면,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해 주려고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흔히 말하는 오지랖이 넓다고 해야 하나...


그러던 어느 날, 막내 동생이 나에게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다.


"언니, 언니는 누가 누굴  챙겨? 언니 자신이나 챙겨!"

나나 언니나 우리 형제들은 바쁘신 부모님께서 제대로 챙겨 주시지 못해서

내면아이가 아주 화가 나있다고, 그래서 언니는 누굴 챙기기 전에 언니 자신을 챙기면 좋을 것 같아"


10년 이상 심리상담을 받아 온 막냇동생이 나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었다.


동생의 말을 듣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막내말을 곱씹으니 진짜...


나는 40대가 될 때까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몰랐다


나는 40대가 될 때까지 내 표현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40대가 될 때까지 나를 사랑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나는 40대가 될 때까지 내가 왜 이렇게 힘든 건지 잘 몰랐다


어쩌면 나 동생이 말한 것처럼 나는 내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내 내면을 들여다볼 여유도, 아니 내면의 나와 대화하는 방법조차도 잘 몰랐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두 아이에게도 공감해 줄줄 몰랐다.


내가 공감받은 적이 없었기에 내 아이들에게도 공감해 주질 못한 것이다.


한 번은 큰 아이가 나에게 고릴라가 화가 난 것처럼

가슴을 치며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다.


"엄마, 난 엄마가 날 이해해 주지 않아 힘들어, 왜 내 맘을 이해 못 하는 거야?"


이런 얘기를 듣고 난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내가 그토록 아이들에게 잘했다고 믿었는데...

돌아오는 건 이해를 못 하는 엄마라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정말 나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있을 때는 진짜 내가 뭘 잘못해서 두 아이가 힘들어하고 나쁜 엄마로 낙인을 찍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정신적 위기가 찾아왔을 때 막냇동생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나 자신을 돌보아야 할 때라고

얘기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동생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내었다.


이제부터 나는 나 자신을 온전히 돌보기로 결심했다.


나를 위한 시간도 일부러 가지려 했다.


가족들과 식사할 때면 언제나 두 아이가 먹고 싶은 메뉴 위주로 골랐다면


이제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일부러라도 고르려고

노력했다.


두 아이가 좋아하는 교육은  비싸건 싸건 간에

아낌없이 쓰려고 했지만


그에 반해 내가 뭔가를 배우려고 할 때면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주저했던 나 인지라


그것 또한 과감히 나를 위한  선물이라며

과감히 결제했다.


나를 보살피고 나를 사랑하려 하니

어느 순간 무기력한 내가 힘이 나기 시작했다.


이런 나를 바라보는 남편이 먼저 놀라기 시작했다


나와 시시때때로 다툼이 잦았던 남편이었기에

나의 긍정적 변화에 믿을 수 없는 모양이다.


나도 주변 가족들도 내가 웃고 내가 행복해지니

모두가 행복한 웃음을 짓게 된 것이다.


역시나 어른들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누군가를 먼저 바꾸려 하기보다
내가 먼저 바뀌는 것이
더 쉽고 속도가 빠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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