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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즈 May 03. 2022

긴장과 이완

모든 생각은 저항이다 2

5부】


노인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아주 좋은 질문을 했어. 우리가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마음이 긴장하고 있을 때 신체적으로 두 가지의 비교적 명확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중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이 호흡의 깊이야.


평상심으로 생활할 때 호흡은 비교적 깊게 배까지 닿아. 그런데 일단 마음의 긴장이 일어나면 호흡이 흉부 혹은 심할 경우 목까지 닿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어.


현대인들은 대부분 과도한 긴장상태에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도 흉부 호흡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조사돼.


앞에서 자연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자연 호흡이 배를 통해 깊이 호흡하는 복부 호흡이라고 할 수 있다면, 현대인들의 대부분은 가슴까지 닿는 얕은 호흡을 하고 있다고 보면 돼.


이러한 얕은 호흡의 원인은 다름 아닌 마음의 긴장이고, 마음의 긴장이 수의근과 불수의근을 과도하게 긴장시키기 때문에 호흡이 얕아질 수밖에 없는 거야.


부정적인 생각은 또한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일종의 혐오감을 일으켜.


단순히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임에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안 돼’라는 심리적 방어기제가 작동되고, 이것은 스스로에게 '자괴감'같은 감정적 증폭도 일으키게 되는 거야.


감정적 증폭은 또한 신체적으로 긴장을 일으키는 스위치가 돼.


그런데 긍정적인 생각도 사실 마찬가지야. 긍정적인 생각의 예는 “다 잘될 거야, 문제없어, 그녀는 나를 분명히 사랑해’ 등등이 있을 수 있어.


긍정적인 생각은 잠시 동안 마음을 기쁘게 하여 미세한 진동의 형태를 이루게 되는데, 이것도 지속적으로 작동하면 신체적으로 흥분상태를 일으키게 돼.


흥분상태가 지속되면 마찬가지로 수의근의 긴장을 일으키게 돼. 물론 맥박도 호흡도 빨라지게 되는 것을 아마 자네도 경험한 적이 있을 거야.


즉, 긍정적인 생각은 마음에 진동을 일으키고 긍정적 생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신체에 흥분의 파동을 일으켜.


그 흥분의 파동은 빠르고 얕은 호흡을 하게 하고, 그 호흡은 다시 신체를 통해 수의근과 불수의근의 긴장을 일으킨다는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호킨스 박사가 ‘모든 생각은 일종의 저항이다’라고 한 거야.”


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아! 어렵군요. 생각을 아예 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그런 뜻은 아니야. 그저 생각이라는 것은 일어났다 사라지는 ‘무상(无常)’의 자연법칙을 따르니, 생각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말라는 의미야.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저 생각일 뿐인 것에 대해 일희일비식의 반응하는 습관을 탈피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거야.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생각은 자네와 별개로 일어났다 사라지는, 그저 정신작용일 뿐이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 감정, 기억 등에 지각이 작동하면, 좋고 나쁘다에 대한 판단을 일으켜.


지각에 의해 판단이 일어나면, 판단의 좋고 나쁨에 따라 유쾌하거나 불쾌한 감각이 일어나.


이 감각은 육체적인 차원에서 뜨겁거나, 차갑거나, 따끔 하거나, 흐르거나, 막히거나 등등의 형태를 이뤄.


형태에 대해 또 불안 혹은 더욱 느끼고 싶다는 갈망 같은 감정을 일으키게 되는 식의 반응을 일으키면, 이 감각은 더욱더 증폭하게 돼.


증폭된 감각은 처음 시작된 감각에 비해 강렬하게 변해 소위 통증을 만들어내고, 통증에 대한 혐오의 감정은 육체적 통증을 정신적 차원의 ‘고통’으로 전환시키는 원인이 돼.


자세히 살펴보면 육체적 정신적 차원에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무수히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이것을 불교에서는 이것으로 인해 저것이 생긴다는 연기법이라고 표현해.


물론 연기법의 반대 방향으로 수레바퀴를 돌리는 것으로 비유하여 '해탈'이라고 표현하기도 해."


【6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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