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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즈 May 08. 2022

긴장과 이완

감각의 관찰

【6부】

- 감각의 관찰


6.

노인이 말했다.


"앞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 생각은 일종의 저항이고, 그렇다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야.


그저 생각은 일어나고 사라지는 '무상'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라는 거야.


또한 긍정적 생각이 지나치면 흥분이 되고, 부정적 생각이 지나치면 공포가 돼.


그렇기에 소위 '중도 - 과도하게 치우치지 않음'를 염두하며 생활하는 것이 좋아. 다른 말로 표현하면 '평정심'을 유지한다라고 할 수 있어.


자 그럼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정리하자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어떻게 긴장을 이완할 수 있을까?


간단하게 말하면, 수레바퀴를 반대로 돌리면 되는 거야.


외부적 상황을 의식으로 인식하고, 인식된 상황은 지각에 의해 좋다, 나쁘다의 판단을 일으켜. 좋다 나쁘다의 판단은 몸에 어떤 화학물질을 일으키고 소위 느낌을 만들어내.


그것을 ‘감각’이라고 하는데, 그 감각에 대해 우리는 반응하고 있다고 앞에서도 이야기했어.


그렇다면, 만약 우리가 그 ‘감각’ 즉, 몸에서 느껴지는 ‘느낌’에 대해 반응하지 않고 관찰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를 탄 그 상황에서 각 층마다 멈출 때 몸에 어떤 불쾌한 감각이 일어난 거야. 배가 긴장해서 딱딱해지고 뭔가 불이 붙은 느낌이 든다고 가정해보자고.


그럼 우리가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바로 그 ‘불붙은 것 같은 느낌’ 즉 배의 내부에서 느껴지는 ‘감각’이라는 거야.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감각을 ‘자세히 관찰’하면, 어떤 흐름처럼 혹은 신호등 파란불이 깜박거리는 것처럼 ‘있다, 없다, 있다, 없다’를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물론 처음에는 계속 지속되는 것, 혹은 고정된 어떤 것이라 착각하겠지만, 마음을 편하게 하고 지속적으로 자세히 ‘감각을 관찰’하면 분명히 인지할 수 있어.


또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인데, 그것은 바로 ‘감각’이 변한다는 거야. 이것을 일컬어 ‘무상(无常)’하다고 해.”


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된통 뭔 말씀인지 잘 모르겠어요. 음.. 그러니까 배 안에서 감각이 있는데, 그것은 불쾌한 어떤 느낌이겠죠? 아무튼 그 불쾌한 느낌은 있다 없다 하고, 결국 사라진다는 그런 말씀인가요?”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바로 그 말이야. 허허허


다시 예를 들어 말해줄게. 여름이 왔어. 여름에 특히 모기가 많잖아. 모기에 물렸다고 가정해보자고.


우선 모기에 물리면, 어느 순간부터 가려운 감각을 느끼게 돼.


그런데 그 가려운 감각을 집중해서 자세히 관찰해보면 마치 ‘지잉, 지잉’하며 어떤 파동 혹은 진동의 형태로 계속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어.


그때 가려운 느낌에 대해 ‘싫다는 혐오’의 감정을 느끼지 않고 ‘중립’의 편안한 마음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


우리가 이 연습을 하는 것은 느낌을 변화시키려고 억지로 뭔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떠한 느낌에 대한 실상을 알기 위해서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 거야.


그렇게 100% 그 가려운 느낌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보통 약 3-5분 이내에 그 가려움이 서서히 사그라드는 것을 알 수 있어.


몇 번의 경험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이런 결론에 도달해.


아! 감각은 진실로 무상하는구나!라고 말이야.


그렇게 정확한 관찰을 통해 감각이 무상하다는 진실을 마주하고 나면 그 후부터는 모기가 물어도 마음이 아주 편안하고 짜증을 일으켰던 무의식적 반응을 점점 하지 않게 되는 거야.”


내가 시큰둥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이완’에 대해 말씀해준다면서요. 고작 모기 물리면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법에 대해 지금 알려주시는 건가요?”    


노인이 말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노자도 이야기 했지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千里之行,始於足下 - 도덕경 64장)라고 했어.


천천히 다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줄테니 잘 들어.



알겠어?”


【7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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