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고양이와 집사

by 바이즈

1.

어느 마을에 ‘마음이’라는 이름의 고양이와 집사가 살았습니다.


집사는 ‘마음이’라는 고양이를 애지중지하며 키웠습니다.

그러나 집사의 그런 보살핌을 안중에 없는 '마음이'는 제멋대로 구는 것이 아주 가관이었습니다.


'마음이'가 배고파하는 것 같으면, 집사는 사료를 주었지만 '마음이'는 츄르를 달라고 집사를 할퀴었습니다.


집사가 츄르를 주면, ‘마음이’는 사료를 달라고 집사를 할퀴었습니다.


화장실도 어찌나 ‘마음이’의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마음이’는 난장판을 피웠습니다.


‘집사’가 쉬고 싶어서 침대에 누워있으면, 그새를 못 참고 ‘마음이’가 달려와서 배 위에 잠시 있다가, 또 할퀴고 달아났습니다.


‘집사’는 ‘마음이’로 인해 엄청난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2.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집사’는 냥이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알려진,

인스타 친구 ‘수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수의사를 만난 집사는 그간의 사정을 하소연하였습니다.


수의사가 말했습니다.

“냥이 이름이 ‘마음이’라고 하셨죠?


그래요. 그럼 이제부터 ‘마음이’라고 호칭하도록 할게요.


우선,

‘마음이’는 통제할 수 없어요.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은, 말 그대로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마음이’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어떤 ‘조건’에 대해 ‘반응’하고 있을 뿐이에요.


그것을 당신 마음대로 하려는 그 통제의 욕구가 문제라는 것을 직시하셔야 해요.”


집사는 마음이를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의아했지만 잠자코 있었습니다.


수의사가 말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을 알려드릴게요.


당신이 ‘마음이’의 주인이지.

‘마음이’가 당신의 주인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쭉 들어보면, 마치 ‘마음이’가 당신의 주인이 된 것 같아요.”


집사는 속으로 다시 한번 수의사의 말을 되내었다.


‘아! 내가 마음이의 주인이지, 마음이가 내 주인은 아니구나!’


3.

수의사의 이야기는 계속되었습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마음이’는 본래 없었어요.


당신의 삶에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가 찾아왔고,

당신은 ‘마음이’를 너무 중요하게 여기고 애지중지 했어요.


그런데 그 '애지중지'가 이제는 당신을, 당신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어요.


아마도 먼 미래에 ‘마음이’는 본래 없었으니, 없어질 거예요.


물론 당신도 먼 미래에 사라질 것이지만 말이에요.”


집사는 수의사의 이야기를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쫑긋세우고 들었습니다.


수의사가 또 이야기했습니다.

“지금부터는 마음이를 그대로 두세요.


‘마음이’가 당신에게 오면, 오는 것이고,

‘마음이’가 당신을 떠나면, 떠나는 것이에요.


‘마음이’가 당신을 흔들고 할퀴면,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밀어내려고 하면 더 와서 할퀼 것이고,

그냥 두면 알아서 또 떠날 거예요.


‘마음이’가 당신에게 애교를 부리면, 그것도 그것으로 충분해요.

마음이에게 더 애교를 부리라고 강요하면,

그건 오히려 당신에게 실망감 만을 안겨줄 뿐이에요.


그러니,

‘마음이’가 당신에게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100% 그대로 받아들여 보세요.


그럼, ‘마음이’가 하는 모든 것들이 그저 '일어나고 사라지고, 일어나고 사라지고 하는 것'을 발견하시게 될 거예요.


그것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무상(无常)’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쉬운 말로 ‘변화한다’라고 할 수 도 있고요.”


4.

집사는 마치 도인 같은 ‘수의사’의 말을 곰곰이 생각했어요.


‘음, 마음이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구나!

그럼 그냥 두어야 하는구나!

오면 와서 좋고, 가면 가서 좋은 거구나!

오라고 갈망하고, 가라고 혐오하면 안 되는 것이구나!

그저 그 변화를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구나!’


하고 되내었어요.


5.

수의사가 말했습니다.


"정말 마음이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세상에는 정말 여러 종류 브랜드의 츄르가 있어요.


'생각, 감정, 기억, 상상, 느낌' 등의 일반적인 브랜드의 츄르와 '두려움, 혐오, 갈망, 분노' 등의 값비싼 브랜드의 츄르도 있고요.


마음이에게 가끔씩 츄르를 주는 것은 상관없어요. 그런데, 마음이가 츄르를 달라고 하여 계속 주게 되면, 마음이는 결코 만족하지 못해요.


'생각'이라는 츄르를 맛본 마음이는 더 자극적인 '두려움'이라는 츄르를 원할 것이고, 그것은 더더 자극적인 '절망'이라는 브랜드의 아주 값비싼 츄르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돼요.


마음이는 결코 만족이라는 것을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담담한 '평정심'이라는 브랜드의 사료를 기본 사료로 마음이에게 주는 것을 권해요."


집사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아니, 그럼 '평정심'이라는 사료만 먹여요?

그러면 마음이가 굶어 죽으면 어떻게 해요!?!?"


수의사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마음이 그렇게 쉽게 안 죽어요. 허허허


오히려 비싼 ‘두려움, 공포, 갈망, 혐오 등등’ 자극적인 츄르를 계속 공급하시다가는,

‘당신’이 등골 빠져서 먼저 죽을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한 번 해보세요.


평정심이라는 브랜드의 사료로 충분해요.”


수의사는 잠시 침묵 속에 있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마음이’는 당신이 필요하지 않아요.


스스로 존재하고 스스로 해결해요.


그저 마음이를 따뜻하게 바라봐 주시고 아껴주시는 것으로 충분해요.


오면 오고,

가면 가고,

일어난 모든 것은 사라지게 되어있어요.


생각, 기억, 감정 그것이 더 자극적인 공포, 불안, 격정, 분노라는 것을 만들어 내기 전에,

그저 100%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세요.


그럼,

'평정심' 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를 사랑해 줄 수 있음을 발견하실 거예요.”


6.

마음은 나의 소중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결코 나의 ‘주인’은 아닙니다.


그리고,

'마음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마음은 마치 한 마리의 고양이처럼, 자신의 본성대로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