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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즈 Jan 29. 2024

불혹

작가의 말

【불혹】 【작가의 말】


나우는 <현재>입니다. 언제나 미래에 닿을 수 없습니다. 매번 미혹되지만, 매번 불혹으로 남아버리게 됩니다.


경우는 지나간 친구 <과거>를 뜻합니다. 가빈 역시도 지나가는 손님이라는 뜻으로 <과거>를 말해보고자 했습니다. 과거는 상처가 될 수도 후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 역시도 현재와 닿을 수 없을 것입니다.


진우는 우리와 가장 친한 친구인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뜻합니다. 생각은 우리와 너무 가깝기에 나를 가장 잘 알아주며 기쁘게 해주는 말을 해주기도 하지만, 마치 양날의 검처럼 우리를 가장 뼈아프게 하는 말을 잘도 쏟아내기도 합니다.


불혹의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이나였습니다. 이나는 <또 다른 나>를 상징합니다. 나우가 미래로부터 하사 받은 목표를 이미 달성해 버린 ‘미래의 나’를 이나라는 캐릭터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나는, 목표에 도달해 버린 나 역시 현재와 충돌합니다. 그렇기에 또 다른 나는 현재의 나를 품을 수 있지만, 현재는 또 다른 나를 오히려 극단적으로 미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가장 혐오하는 존재는 오히려 나일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나 지금의 나와 또 다른 나를 추구할 것이니까요.


연애소설이라는 가면을 쓰고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삶을 진실로 살아가는 곳은 어찌 보면 그저 마음일 뿐입니다. 우리의 모든 경험이 경험되는 장소가 현재의 마음 속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불혹은 유혹에 혹하지 않았다고 자위하는 이야기로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유혹당하는 이야기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또한 열린 결말이자 뒷 이야기가 어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잔잔한 위안과 현재와 미래의 조우가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희망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현재가 만약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바로 다음 이 순간이 될 미래 역시 현재와 같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불혹 9.5화에 나우는 편의점 맥주를 한 캔 더 마십니다. 미래는 오히려 파인애플 주스를 선택합니다. 마지막 회에서 나우의 입 안을 맴돌던 달콤함은 <파인애플 맛>으로 분명해집니다.


나우와 미래가 마침내 하나로 조우한 찰나 같았을 그 순간을 우리들이 가장 강하게 현재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미각으로 <파인애플 맛>이라는 시큼 달콤한 맛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 왜 나우는 수많은 맥주 중에 ‘카스’를 마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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