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구름

by 고순

여름의 꽃밭처럼

하늘의 뭉게구름이 만개했다


세련된 범선같이

유유히 떠도는 자태에

눈을 뗄 수가 없다


햇빛이 닿는 곳과

닿지 않는 경계는 아름답고


천사의 날개처럼 세세한 결은

달콤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태양이 사라지고 밤이 찾아오자


고고하던 구름은

한낱 먼지 덩어리가 되어

앙상함만 남았다


낮의 아름다움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대답 없는 회색 구름만이

순백이 훼손된 하늘 위로

조용히 떠내려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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