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휴대폰을 확인한다. 알림이 몇 개 와 있다.
누군가 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고, 누군가 댓글을 남겼다.
아직 침대에 누워 있지만, 이미 나는 수백 명의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행복일까.
월요일 오후, 회사 근처 카페에서 점심을 먹는다. 옆 테이블의 사람들도 모두 휴대폰을 보고 있다. 음식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피드를 스크롤한다. 우리는 함께 있지만 각자의 화면 속에 있다.
친구가 여행 사진을 올렸다. 발리의 해변이다. 완벽한 석양, 완벽한 각도, 완벽한 미소. 좋아요를 누르면서 생각한다. 저 순간은 정말 행복했을까, 아니면 사진을 위한 순간이었을까.
대학 시절에는 SNS가 없었다. 아니, 있었지만 지금처럼 일상의 전부는 아니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휴대폰을 꺼내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사진부터 찍지 않았다. 그냥 순간을 즐겼다. 기록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지금은 다르다. 기록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인증하지 않으면 실제로 경험한 것 같지 않다. "사진 안 찍어?" 친구가 묻는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휴대폰을 꺼낸다.
어머니는 SNS를 하지 않으신다. "왜 남에게 내 일상을 보여줘야 해?" 어머니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계속 올린다. 오늘 마신 커피, 산책한 공원, 읽은 책. 누가 보는지도 모르면서.
목요일 밤, 피드를 스크롤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며 내 삶을 평가하고 있었다. 누구는 승진했고, 누구는 결혼했고, 누구는 멋진 곳으로 이사했다. 그들의 행복이 내 불행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안다. 저 화면 속 행복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완벽해 보이는 사진 뒤에는 수십 장의 실패한 사진이 있다는 것을. 행복한 순간만 올리고, 힘든 순간은 숨긴다는 것을.
서울의 밤은 밝다. 창밖을 보면 수많은 불빛이 보인다. 저 불빛 아래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 휴대폰을 보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고 있을까.
친구와 통화를 했다. 오랜만이었다. "요즘 어때?" 내가 물었다. "SNS 보면 다 잘 지내는 것 같던데." 친구가 웃었다. "SNS는 쇼야. 진짜 내 모습은 아니지."
그 말을 듣고 나서 생각했다. 우리는 왜 SNS를 하는 걸까. 소통하기 위해서? 아니면 보여주기 위해서? 연결되기 위해서? 아니면 인정받기 위해서?
답은 아마도 그 모든 것일 것이다.
SNS 시대에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행복한 순간도 있고, 불행한 순간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행복이 예전보다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누군가 사진을 찍자고 했다. 우리는 포즈를 취했고, 웃었고, 사진이 올라갔다. 좋아요가 달렸다.
하지만 그날 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사진 속에 없었다. 술집을 나와 집으로 걸어가던 길, 친구가 한 말. "오늘 좋았어." 그 말이 SNS에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좋았다.
어쩌면 진짜 행복은 화면 밖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록되지 않은 순간, 인증되지 않은 감정, 좋아요를 받지 못한 경험. 그런 것들.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창밖을 본다. 서울의 밤은 여전히 밝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는 화면을 보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작은 행복이다.
SNS 시대에 행복할 수 있을까. 아마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그 행복은 화면 속이 아니라, 화면 밖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