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길

by 생각의정원


토요일 오후 두 시, 나는 가족과 함께 차에 오른다. 18개월 된 아이는 카시트에 앉아 작은 손으로 창문을 두드리고, 아내는 조수석에서 결혼식 장소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한다. 시동을 걸며 나는 문득 우리 결혼식을 떠올린다. 이제 막 2년이 되어가는 그날. 시간이 참 빠르다.


차 안은 우리 가족만의 작은 우주가 된다. 3평도 안 되는 공간이지만, 여기서 우리는 또 다른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복하러 간다. 아이는 창밖 풍경을 보며 작은 소리들을 낸다. "어어어~" 하며 지나가는 버스를 가리키고, "어!" 하며 길가의 강아지를 발견한다. 아내는 "우리도 저때가 있었지" 하며 미소 짓는다. 그 순수한 반응들과 따뜻한 회상 앞에서 나는 다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결혼식이라는 목적지가 이번 드라이브를 특별하게 만든다. 평소 지나치기만 했던 웨딩홀 앞 골목, 드레스샵이 늘어선 거리, 꽃집에서 나오는 사람들. 아내가 "저기 예쁘네" 하고 말하면, 우리는 잠시 속도를 줄인다. 그런 여유로움이 주말 드라이브를 특별하게 만든다.


신호 대기 중에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옆 차에는 할아버지가 손자와 함께 타고 있다. 손자는 태블릿을 보고 있고, 할아버지는 그런 손자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뒤쪽 차에서는 젊은 부부가 무언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각자의 주말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우리와 같은 평범한 가족들이 저마다의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가 갑자기 짜증을 낸다. 카시트가 답답한 것 같다. 아내가 뒤돌아 장난감을 건네고, 나는 차창을 살짝 연다. 결혼식이라는 목적지가 있지만, 그곳에 도착하는 것보다 이렇게 함께 가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러 가면서, 우리도 우리만의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풍경이 바뀐다. 도시의 빌딩들이 사라지고 산과 들이 펼쳐진다. 아이는 창밖의 소들을 보며 작은 손으로 가리키고, 아내는 잠깐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한다. 나는 핸들을 잡고 있지만, 마음은 어느새 평일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있다.


돌아오는 길,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백미러로 보이는 노을이 아름답다. 아이는 어느새 잠들었고, 차 안에는 고요한 평화가 깃든다. 이런 순간들이 소중하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주말 오후이지만, 언젠가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시간들.


운전을 하면서 나는 깨닫는다. 삶도 운전과 비슷하다는 것을. 때로는 막히고, 때로는 뜻밖의 길로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함께 가는 사람들이다. 그들과 나누는 대화, 창밖으로 함께 바라보는 풍경, 휴게소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집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며, 나는 오늘의 드라이브를 마친다. 주행거리계를 보니 그리 멀리 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어딘가 다른 곳에 다녀온 것 같다. 일상에서 벗어난 곳, 가족이 함께 만든 작은 모험의 시간.


아이를 안고 집으로 들어가며, 나는 다음 주말을 생각한다. 또 어디로 갈까? 어떤 길을 택할까? 하지만 그런 것들은 그때 가서 정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함께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어떤 길을 가든 함께라면 괜찮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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