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6시에 알람이 울린다.
눈을 뜨면 어둠이 있다. 겨울에는 특히 그렇다. 세상이 아직 잠들어 있는 시간. 나는 조용히 일어나 거실로 나간다. 발소리를 최대한 죽이면서. 이 동작을 반복한 지 벌써 몇 년째인지 모르겠다.
분유를 탄다. 물 온도를 확인하고, 정확한 스푼 수를 넣고, 흔든다. 이 과정을 반복한 횟수는 이제 세기도 어렵다. 아이는 졸린 눈으로 젖병을 문다. 나는 옆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본다. 조용한 새벽, 아이의 숨소리와 분유 마시는 소리만이 들린다.
분유를 다 먹이고 나면 와이프를 깨운다. 바톤 터치. 우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와이프는 8시쯤 간단한 아침을 먹이고 아이를 데려다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현관문을 나선다.
출근길은 언제나 비슷하다. 같은 지하철, 같은 칸, 거의 같은 시간.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어제와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모두 피곤한 얼굴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나도 마찬가지다.
회사에 도착하면 컴퓨터를 켠다. 메일을 확인한다. 회의에 참석한다. 점심을 먹는다. 다시 일을 한다. 퇴근 시간이 되면 다시 지하철을 탄다. 집에 돌아오면 아이는 이미 잠들어 있거나, 막 잠들려는 중이다. 와이프와 짧게 이야기를 나눈다. 씻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6시에 다시 알람이 울린다.
이것이 나의 일상이다. 반복되는, 끝없이 반복되는 일상.
가끔 나는 생각한다. 이 반복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매일 같은 것을 하고,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생각을 하는 이 시간들에. 이것은 무료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일까.
어느 목요일 아침이었다. 분유를 먹이다가 내가 간지럼을 태우자 아이가 갑자기 웃었다. 졸린 눈으로 젖병을 물고 있다가 터진 웃음.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문득 깨달았다. 이 반복되는 아침들이 쌓여서, 아이는 자라고 있다는 것을. 어제의 아이와 오늘의 아이는 엄밀히 말하면 같지 않다는 것을.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일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제의 문제와 오늘의 문제는 조금씩 다르다. 같은 회의실에서 같은 사람들과 회의를 하지만,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는 미세하게 변화한다.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지하철에서도 그렇다. 매일 같은 풍경을 보는 것 같지만, 계절이 바뀌면 창밖의 색깔이 달라진다. 같은 시간에 같은 칸에 타지만, 옆에 서 있는 사람은 매번 다르다. 모두가 어디론가 가고 있다. 나처럼.
어쩌면 반복이라는 것은 없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반복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아주 느린 변화의 다른 이름일 뿐.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똑같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나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아이도, 와이프도, 회사도, 세상도.
요즘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잠시 침대에 앉아 있는다. 몇 초 정도. 알람을 끄고, 완전히 눈을 뜨기 전의 그 짧은 순간. 그 시간 동안 나는 생각한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하루가 될 거라고. 비록 겉으로는 똑같아 보여도.
일상은 무료하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료함 속에도 의미는 있다. 반복 속에도 변화는 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알아채기에는, 변화가 너무 천천히 일어날 뿐.
내일 아침에도 6시에 알람이 울릴 것이다. 나는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