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미술, 영화로 듣는 음악 ㅣ 허미나 ㅣ 박영사
영화를 보는 관점은 무궁무진하다. 그 와중에 미술과 음악을 주제 삼아 적잖은 분량을 작품별로 부여한다. 더욱이 각 작품별 언급해야 하는 방대한 분량에 대해서도 넓은 시야를 선사한다. 이는 주객이 전도될 정도로 깊이감이 있어 읽다 보면 내가 지금 영화 책을 읽는지, 음악 책을 읽는지, 미술 책을 읽는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요약하자면 좋은 구성이란 말이다.
영화로 보는 미술에는 <미드나잇 인 파리>, <우먼 인 골드>, <베스트 오퍼> 세 작품을 다룬다. 단순히 영화 속 줄거리를 요약하는 형식의 안일한 편집은 과감하게 탈피한다. 각 작품별 등장하는 화가와 작품, 그리고 그 시대가 갖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황할 정도로 그 여정은 먼 곳까지 그리고 과거까지 이어지며, 그렇게 빙 둘러서 다시 작품으로 무사히 안착한다.
독특한 점은 영화 속 대사를 원어와 해석본으로 엮으면서 주요 장면에 대한 묘사를 이어가는 부분이다. 작품의 스틸컷을 지면에 싣기에는 로열티가 적잖았을 듯. 대사를 활용한 부분은 제법 아이디어가 좋아 보인다. 관람은 하였으나 대사까지 기억날 정도는 아녔기에 읽는 재미는 아쉬웠으나, 작품을 감명 깊게 본 독자라면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영화로 보는 음악은 <피아니스트의 전설>, <샤인>, <타르>가 소개된다. 개인적으로 <샤인>을 감명 깊게 봤던 터라 무척 반가웠다. 영화를 관람하던 당시 영화음악 CD를 가끔 구매하던 시절이었는데 관람 후 한걸음에 매장으로 달려가 영화음악 CD를 사면서 설렜던 기억이 여전히 또렷하다.
화가와 음악가들의 이야기. 유명한 이야기도 물론 다뤄지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소소한 에피소드의 나열도 즐겁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강탈하고 소멸한 작품들의 이야기. <타르> 작품 아래 여자 지휘자에 대한 이야기도 매력적이었다. 어찌 보면 남녀노소는 물론, 시대를 가로질러 모든 것들이 평등할 것만 같은 예술이라는 바탕에 이토록 남녀 차별이 심한 영역이 있음을 새삼 알게 됐다.
묵직한 이야기에 적잖게 등장하는 사진, 그리고 충분할 정도로 다뤄지는 영화 속 대사의 향연은 이 책에 대한 소장 욕구를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더 많은 작품이 더 자주 언급되길 바라본다.
<책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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