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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클래식으로 전쟁을 멈춘다면 ㅣ 최민아

클래식으로 전쟁을 멈춘다면 ㅣ 최민아 ㅣ 다른

by 잭 슈렉

종류별로 책을 구비하고 이용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도서관의 시스템에서 사실 특별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란 무리가 있다. 천 원으로 만들 수 있는 대출카드면 숨이 멎는 그날까지 책을 무료로 대출해 주는 마당에 무슨 서비스를 기대할까 싶다. 그러던 중 몹시 매력적인 서비스가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상호대차 서비스'였다. 내 기준 서울 중구 관내에 있는 모든 도서관에 비치된 책들 중에서 대출이 가능한 책을 내가 원하는 도서관으로 미리 배달시켜 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엄밀히 말하면 그 서비스가 있는지 몰랐던 시절에는 '도장 깨기'와 흡사하게 '도서관 깨기'를 즐겼다. 내가 즐겨 읽는 주제의 책을 그야말로 거의 다 읽고 나면 다른 도서관으로 거점을 옮겼다. 그렇게 세 번째 도서관을 이용하던 차에 드디어 상호대차 서비스를 경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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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부터 표지 디자인, 그리고 분위기가 주는 여러 가지 면에서 21세기 북스 출판사가 시리즈로 출판하는 '서가 명강 시리즈'인 줄 알았다. 그래서 상호대차를 신청했고 대출하는 과정에서도 찰떡같이 믿었는데 읽기 위해 표지를 펼치자 이것은 전혀 다른 출판사, 하물며 출판사 이름이 '다른'인 출판사의 책이었다.


내용을 읽기 전, 약간의 배신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음악을 주제로 하는 책이 아니던가. 거리낌 없이 읽어나갔다. 하지만, 약간의 배신감은 제법 적잖은 서운함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뜻은 알겠으나 어딘지 모르게 2% 부족한, 아니 솔직히 그보다는 조금 더 부족한 느낌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느껴졌다.


물론, 음악이란 주제 아래 적잖은 카테고리의 소재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은 이 책의 장점이 된다. 하지만 관련 주제를 언급하는 밀도 대비 책의 제목은 너무 거창했고, 제목이 뜻하는 감성을 본문이 담아내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상호대차 서비스는 만족스럽지만, 실물을 보지 않고 모니터 속 책 표지로만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는 보다 더 꼼꼼한 집중을 해야겠다.


<책 자세히 보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897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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