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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세상에서 가장 짧은 프랑스사

세상에서 가장 짧은 프랑스사 ㅣ 제러미 블랙 ㅣ 이주영 ㅣ 진성북스

by 잭 슈렉

도대체 왜! 시작을 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시작을 해버렸다. 작정한 분량을 모두 다 쓰려면 최소 5개월이 걸리는데 어쩌다 보니 5분의 1을 계획한 3월에 매듭지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거듭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정신을 차렸더니 어느새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왜 이 책을 읽게 됐을까? 기억을 차분히 더듬었더니 원고의 첫 번째 작품이 프랑스 영화였기 때문이었다. 맞다. 프랑스. 에펠탑! 소피 마르소 누나를 시작으로, 멕 라이언이 적당히 고생하는 <프렌치 키스>가 떠올랐다. 나랑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아멜리에>도 떠올랐다. 십여 년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관람한 샹송 공연도 떠올랐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처럼 그렇게 프랑스가 휘리릭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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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음하여 읽은 세계 전쟁의 역사도 떠올랐다. 다른 나라라고 안 그러겠냐마는, 프랑스는 그야말로 영국과 더불어 전쟁을 통해서도 그 역사가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만 같다. 또한 그 수많은 전쟁을 치르는 사이에서 반복되는 역사의 되풀이, 그리고 혁명의식 강한 시민들의 봉기가 오늘날의 프랑스를 만들었다.


프랑스 국가의 전체 역사라는 그야말로 방대한 분량을 단 한 권에 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반드시 다뤄야 할 사안과 더불어 정확하고 효율적인 쉬운 문맥으로 독자를 유혹한다. 또한 2페이지 단위로 요약된 책 속의 책 형태의 별도 주제도 매력적이다. 서사의 형태를 갖춘 전체 문맥이 다소 지루할 때마다 등장해서 쉬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만들어준다.


또한 프랑스 내 세계 문화유산과 더불어 유명 관광지에 대한 책 말미의 소개는 보너스와 같다. 비록 프랑스를 언제 가볼지 모르는 독자로서 언젠가 에펠탑을 바라볼 그 순간을 위해 꼼꼼하게 정독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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