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2가지 물질 ㅣ 사이토 가쓰히로 ㅣ 김정환 ㅣ 북라이프
온몸이 종합병원이라 매일 약을 먹는데, 약을 먹을 때마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 이런 성분들을 어디서 어떻게 구해와서 이렇게 만든 걸까? 하는 거다. 미처 내 상식적인 수준에서 범접할 수 없는 최첨단 기술이 약도 건강식품도 온갖 해괴망측한 것들을 만들어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삶을 소리 없이 업그레이드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 내심 마음이 놓인다.
제목은 그럴듯했다. 물론 시작하는 도입부에서는 딱딱한 내용들을 제법 재미있게 다뤘다고 호언장담하는 구절도 있었다. 그래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하지만, 사기였다! 쉽고 재미있긴 ㅠㅠ 위트가 넘치는 대목은 없고 그마저도 쉬운 설명도 없다. 물론 그런 걸 기대하고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은 아니지만, 딱딱해도 너무 딱딱하다.
더욱이 놀라웠던 건 저자가 일본인이라 나름 국뽕에 취한 부분들이 제법 등장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원자핵'을 설명할 때 핵폭탄 2번 맞은 걸 어찌 다루나 싶었는데 수치스러웠는지 한 줄로 딸랑 처리했다. 여전히 자기반성이 없는 부분이다. 그 핵의 탄생 배경과 사용 목적,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음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서술했어야 싶다.
전분, 금속, 약, 세라믹, 독, 화석연료, 셀룰로스, 백신, 암모니아, 플라스틱, 자석, 원자핵 등 총 12가지의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다만, 시작하며 언급했듯 내가 미처 모르는 일상에 너무 깊게 침투한 나머지 그 소중함을 자주 느끼지 못할 뿐이다.
우연이든 노력이든 필연이든 운명이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준 앞서 노력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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