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대한 믿음 ㅣ 김홍중 ㅣ 문학과지성사
타인의 취향은 소중하다. 이 책을 고른 건 순전히 내 탓이고, 저자의 심도 있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역시 내게 있다. 총 7장에 걸쳐 언급한 총 9명의 감독 중 무려 6명의 감독은 평소 내가 자주 관람한 영역의 인물은 아니다. 아파찻퐁 위라세타쿤, 나루세 미키오, 켈리 레이카트, 아키 카우리스마키, 지아장커 까지... 누가 내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ㅠㅠ
코엔 형제, 박찬욱, 그리고 박해영까지만 희미하게 펼쳐진 내 상식과 취향의 영역 안에 그것도 머리카락 정도만 담겨 있는 감독이다. 다행이라면 직전의 감독에 대한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나의 아저씨>가 아닌 <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을 통해 관람 의지 1도 없던 그 드라마를 적극 관람하고 싶어지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단 한 번도 화면으로 만나보지 못했던 감독들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는 낯선 명사들을 제외하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어디에나 사람이 사는 세상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감정들 그리고 사건들은 어찌 보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감히 그가 언급한 감독들의 작품을 거슬러 보고 싶지는 않다. 아직 내가 만들어 놓은 취향의 울타리 안에 들어온 보지 못한 작품도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토록 난해한 언어 그리고 심층적인 이해와 사고를 활자로 경험할 때의 쾌감을 오랜만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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