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빌런의 심리학 l 오시오 아쓰시 ㅣ 김현정

빌런의 심리학 l 오시오 아쓰시 ㅣ 김현정 ㅣ 시그마북스

by 잭 슈렉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는 온갖 나쁜 소식들이 줄을 잇는다. 도대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일까 싶은 극악무도한 범죄부터 어처구니 상실한 못된 짓들까지도 등장한다. 그 와중에 가끔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미담도 들을 수 있다. 그래도 아직 세상에 착한 사람들이 많으니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나쁜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 굳게 믿는다.


영화를 좋아하니 온갖 장르를 즐기고, 그러다 보면 범죄 스릴러 장르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정말 자주 느낀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해당 장르를 이렇게 좋아하는 내가 괜찮은지 걱정이 들 때도 있다. 영화는 영화일 뿐, 보고 나면 깔끔하게 잊으니 그 하나만은 다행이다. 그러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무리 창작이라 한들 현실에 그 기반을 두지 않진 않는 법. 무수히 많은 영웅과 선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괴롭히는 악당과 못된 사람들의 모습은 비단 스크린 속에만 국한시키기엔 너무 광범위하다.


"우리 안의 악마를 찾아 떠나는 매혹적인 심리 여행"이란 부제의 책을 읽었다. 제법 그럴듯한 표지에 부제였지만 실상은 다소 김빠지는 수준이었다. 뭔가 다룰 것처럼 분위기를 잡는가 싶더니 조금 언급하다가 마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처럼 유명한 조직의 보스를 통해 빌런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도 재미있었지만, 그 이상 세밀한 무언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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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여러 심리 상태에 대한 언급,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가정에서의 나, 회사에서의 나, 그리고 순수히 나 혼자였을 때의 나까지... 정말 내가 누구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이라면,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라면, 아래 나열한 캐릭터를 통해 여러 생각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에고이즘 : 타인의 행복을 희생시키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추구

- 마키아벨리즘 : 전략적인 경향,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무자비하게 이용

- 도덕적 해리 : 비도덕적인 행동에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 나르시시즘 : 실제보다 이상화된 이미지로 자신을 인식

- 심리적 특권의식 : 타인보다 많은 이익을 얻을 권리가 있고, 특별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

- 사이코패스 : 감정반응 결여, 냉담, 자기통제 없고 충동적

- 사디즘 : 타인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거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쾌감

- 자기 이익 추구 : 물질, 금전, 지위, 인정, 성적, 행복 등을 통해 이익을 추구

- 악의 : 알부러 타인을 괴롭히거나 상처 주는


더 있겠지만 악당, 나쁜 놈, 못된 놈, 나쁜 사람, 못된 사람 등등의 말 대신 언제부턴가 '빌런'이 그 자릴 차지하고 있다. 외래어도 못마땅한 마당에 몹시 불쾌한 사대주의가 만연해 있다. 굳이 빌런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뭐 책이야 그렇다 치자. 저자가 일본 사람이니까. (그래도 굳이 그리 번역을 해야 할까 싶고) TV, 인터넷, 각종 매체에서도 특히 영화를 다루는 영역에서도 빌런은 이제 너무나도 익숙한 표현이 됐다. 정말 불편하고 짜증이 난다.


심리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생각한다. 미래를 알 수 없고,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없으며,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이해 못 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이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어떻게든 유사성과 여러 가능성을 최소한의 범위로 몰아서 상대의 심리를 꿰뚫어 보고자 하는 심리학은 엄밀히 말하면 돗자리 깔아야 하는 분야라 본다. 빌런이든 천사든 그게 어디 중요할까. 그 어려운 마음속을 이렇게 또 한 권의 책으로 잠시 잠깐 들여다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책 자세히 보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878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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