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술장사를 두 번 해보게 되었다. 20대 중반에 4인용 테이블 5개를 둔 소줏집 한번, 30대 초반에 바 6석 홀 46석으로 총 52석의 맥주 바 한번. 두 번 다 1년 반 정도 하게 되었고, 약간의 손해를 보며 정리를 했다. 첫 번째는 장사가 곧잘 되었으나 회전율이 형편없었다. 몸은 축나는데 대안은 없었고 - 정확히는 대안을 더 고민하지 못한 거겠지 - 무엇보다 금방 질렸다. 솔직히 말하면 이게 맞다.
맥주 바는 어찌 보면 평생소원과도 같은 장사였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목도 좋았고, 월세도 규모에 비하면 저렴했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었으나 신혼 때 아내는 낮 근무, 나는 밤 근무... 묘하게 생활 리듬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건물주가 장사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지날 무렵부터 암묵적으로 나갈 것을 종용했다. 싸워도 볼 수 있었으나 우리나라 임대차 보호법이 결국은 건물주 편이기에 정리할 시간을 여유 있게 얻어내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위로를 삼았다.
술장사였지만 내가 너무 좋아해서 한 거라 나쁜 일도 없었고 - 있었다 한들 내가 좋게 기억하는 꼴 -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늦게 발동 걸려서 기둥뿌리 해먹을 바엔 일찌감치 경험한 것이 차라리 잘 된 것 같다. 하지만 가끔 한 번 더... 삼세 번... 생각도 든다. 물론 야무지게 말아먹을진 모르지만, 그저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저자의 <돈의 속성>을 읽은 뒤 그가 궁금해졌다. 자연스럽게 이 책으로 이어졌고 다행히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었다. <돈의 속성>이 돈에 대한 개념을 언급했다면 이 책은 실질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혹은 운영하고자 하는 사장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다룬다. 이미 내가 경험해 본 이야기도 있고, 비록 사장할 일이 없어도 귀감이 될 글들이 많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순간순간... 여러 아이디어로 뭔가를 해보려다가 역시 여러 이유로 하지 못했던 20대와 30대가 떠올랐다.
그때 왜 나는 그걸 하지 못했을까? 아니 안 했을까? 무슨 핑계를 그리 댔을까? 결국 그 모든 건 비겁한 변형인데 말이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그때의 자책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복기되었다. 나는 그때 그러그러한 이유로 하지 않았고 못했고 비겁하게 숨었다. 저자도 책에서 언급했듯 이 책이 성공을 만들어주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도움과 조언이 되어주는 정도의 가치는 분명 있다. 두 아이를 기르는 아빠가 된 입장에서, 내가 자랄 땐 지금처럼 누군가 혹은 어떤 채널에서 다양한 정보과 조언 그리고 가이드를 해주는 시절은 아니었다. 이마저도 핑계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땐... 그랬다.
술장사는 아니지만, 한 번은 더 내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은 종종 한다. 그럴듯한 기획을 만들어서 공유할 지인의 의견도 들어보곤 했다. 성격이 좀 애매한 편이라 아랫사람으로 누굴 두고 싶진 않고,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라 결국은 몹시 협소하고 한정적인 카테고리에 이를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몇 번을 몇 년을 생각만 하다가 흐지부지 시간만 보냈다. 다행이라면 지난여름, 나름의 성과라 할 만한 아주 작은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다. 내년 7월에 개봉 박두 예정이다.
욕심이 났다. 가열하게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 이후 후속 개봉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접하게 된 <돈의 속성>과 <사장학개론>은 내게 돈과 사업체 운영에 대한 귀띔도 물론 주었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꼼꼼하게 대비하는 방법과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책이다.
결국 책이란 가족, 친구, 스승보다 더 좋은 스승이 아닐 수 없다.
<책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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