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 ㅣ 신고은 ㅣ 포레스트북스
상대방의 마음속을 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물론 현실적으로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기에 우린 그저 꿈만 꾼다거나 지레 짐작만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가끔은 나도 내 마음을 몰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하물며 낳아준 부모님 마음도 모르겠고, 사랑해서 결혼한 아내 마음은 더더욱 모르겠고, 낳아서 기르는 두 아들의 마음은 조금 알 것 같지만 그것 역시 오만한 태도가, 맞다.
심리학 책은 때때로 읽어주면 제법 머릿속이 환기되는 기분이 든다. 그간 내가 경험했던 것들이 저자의 글을 통해 어떻게 다뤄지고 평가되는지를 스스로 진단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책 역시 그런 의미로 골랐다. 더욱이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풍족하게 책에 담아내어 공감대를 이끄는데 아낌없는 적극성을 보였다. 아쉽다면, TV를 보지 않기에 저자가 언급한 드라마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 같았단 정도다.
컵에 물이 반 담겨 있다. 누구는 반이나 담겨있다고 하고 누구는 반밖에 없다고 표현할지 모른다. 같은 것도 보는 시각 그리고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책의 제목은 저자가 그간 오랜 강연과 여러 책을 쓰면서 얻어낸 어떤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감히 생각해 본다. 슬퍼지는 게 아니라 차분해지는 거고, 외로운 게 아니라 잠시 조용히 있는 것일 뿐이다.
어떤 상황이라 하더라도 해석하기 나름이고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그래서 세상 일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는 법이다. 고통도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겠지. 후회할 시간이 어디 있나. 즐기기에도 바쁜데. 어떻게 보면 이런 사이코패스도 없을 거란 소릴 가끔 듣는 내 성격도 마흔이 지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결국은 궤도를 달리하고 또 초점도 흐릿해지고 있다.
다행이라면 과거보다 조금 더 뭉툭해졌다는 것. 불행이라면 여전히 사람 좋은 얼굴 너머로 편집증적이고 변태스러운 표독함과 집착이 남아 있다는 것. 아쉽다면 이런 성격을 긍정적으로 활용해 뭔가를 해도 해야겠지만 또 그럴 여건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감히 포기가 아닌 미뤄두는 거라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형태의 심리 형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다양한 일화와 저자가 준비한 이야기는 독자가 갖고 있는 고민과 응어리를 분명 따뜻하게 어루만져 준다.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고 다독여주고, 친구가 있다고 환하게 웃어준다. 고독과 외로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물론, 책 또한 친구가 될 수 있다.
그 친구를 통해 잠시나마 차분하게 스스로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이 책은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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