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직원 자리 차지로 부서간 아웅다웅
떠난 직원들이 남긴 책상이 치워지면서 남은 부서들은 사무실 넓게 쓰기에 머리가 터진다.
엉덩이를 비비고 들어가던 책상 사이를 오가던 사무실이 널찍해졌다.
한 뼘이라도 더 넓게 쓰려고 부서 간에 눈에 띄게 움직인다.
공무부와 구매부가 합쳐져 구매 공무 부가되고, 재건축과 재개발이 합쳐 개발부가 되고 다른 부서 일부가 또 그렇고 자리바꿈 법석이다.
나는 재개발 차장과 수주사업담당 과장에게 이른다.
"오늘 수주사업과 쪽의 조 아무개의 결혼이 12시에 있으니 결혼식장에서 다녀와서 책상 이동하자고…. 총무부에 알아보니 사장께서 퇴근하시는 3시 이후에 하라고 하니 결혼식을 다녀올 시간을 충분하니까."
"배치는요?"
"현재 상황 그대로, 빠진 책상만 빼고 그대로 가자고."
구매 공무부 박 부장은 사흘째 줄 곳 책상을 재고 부서원들끼리 도상훈련이며 책상 배치로 시끌시끌하다. 선임 부장의 부서에까지 와서 여기다 놓을까? 저기다 놓을까 설왕설래이다.
더 듣다못해 소리를 지른다.
"우리 부서 금 밖에서 얘기하라고…."
부장도 부장 나름 나는 부장 중에 선임이라 말을 반말로 한다.
기분 나쁠 때는 더욱더.
풋내기 부장에게 그랬어요, 저랬어야 하다간 말발이 안 먹힌다.
그렇잖은가.
더군다나 박 부장은 한 동네 사는 처지이고 술을 자주 먹는 그는 출근 때 아쉬우면 전날, 내 앞에 와서
"부장님 내일 좀."
출근길 차를 태워 달라고 고개를 반쯤 꺾는 관계이기도 하니.
부서 간 과별로 손 한 뼘의 공간을 차지하려는 의견은 일종의 동물 본능이다.
부별 자리 배치와 직원들의 자리 배치가 끌 났다.
부장 자리는?
부장인데….
부장은 맨 뒷자리 아닌가.
좋아하지 말라고?
암, 좋아하긴.
부장은 명퇴의 몽둥이를 맞아도 맨 처음에 맞을 각오를 한다.
걱정이 있다면 부서 직원이 18명이나 되니 언제 갑자기 몇 명을 정리하라 했을 때 딴 부서보다 희생이 클 것 같은 예감이 좋지 않다.
옆 부서는 끼리끼리 자리 배치 의견이 지금도 어지럽다.
시체 뜯는 하이에나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