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조용히 보낼 시간이 필요했다.

바이올린 레슨을 알아볼 때 중요하게 봤던 것

by 고울선




바이올린 레슨을 알아볼 때 중요하게 봤던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금액이 합리적일 것. 들어줄만한 소리를 내려면 최소 3년은 배워야 한다. 오래 배워야 하는 악기인 만큼 내가 부담 없이 유지할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한다.


두 번째는 악기 대여가 가능해야 한다. 진입 장벽이 높은 악기인 만큼, 섣부르게 악기를 샀다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학원 악기로 3개월 정도 배우고 구매하는 게 경제적이다.


세 번째는 접근성. 최대한 집과 가까운 곳으로 잡아야 한다. 바이올린은 연습이 중요하다. 거리가 멀면 여러 핑계를 대며 연습을 빠지게 된다. 그러니 내 생활 반경 안에서 구해야 한다.


이렇게 최소한의 기준을 정해놓고 상담을 신청했다. 선생님과 일대일로 연락해 레슨을 받는 게 아니라면, 평균적인 레슨비는 15~ 25만 원 사이다. 대부분의 학원은 대여용 악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 동네는 피아노 학원은 있지만, 바이올린 학원이 없었다. 옆동네로 시야를 넓혀 세 곳으로 선택지를 추렸다.






첫 번째는 인스타그램 디엠을 보내 예약을 잡았다. 가장 가까웠고 금액도 합리적이었다. 선생님의 쉬는 시간 중간에 20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의외의 말을 들었다.


"어려운 악기이니 쉽게 생각하면 안 돼요."

"왼손보다 오른손이 더 어려워요."


레슨생을 한 명이라도 더 늘리려고 사탕발린 말을 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추가로 유일하게 시범 레슨을 받을 수 있었다. '음악을 사랑해서 하는 말이겠지. 자기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구나.' 하지만 말을 툭툭 뱉으니 단박에 탈락 후보에 올랐다. 일단 다른 곳도 가보자.




두 번째는 성인 전문 음악 학원. 피아노와 현악기 수업을 중점으로 운영한다. 한 달에 한 번 공연이 있고, 주기적인 앙상블 수업이 있었다. 성인 취미가 원하는 모든 걸 때려 넣은 곳. 문제는 상담 과정에 있었다.


바이올린 전공이 아닌 피아노 전공의 원장님께 상담을 받았다. 간단하게 커리큘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원장님의 대형 실수가 발생했다. 내 휴무 일정을 묻더니 멋대로 레슨 일정을 잡아버린 것. 저는 상담을 받으러 온 거지. 등록한다는 말은 안 했거든요.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그 학원의 레슨은 30분/60분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나는 30분 레슨을 질문했다. 그런데 앞에 있는 가격표를 숨기며 30분 레슨을 하면 연습실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대놓고 티를 내도 되나요. 내가 원장님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60분 수업을 강조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건 마음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충분히 설명해 주셨다면 이해했을 텐데 말이죠.


앞에서 화내고 싶지 않아서 생각해 보고 다시 연락드린다고 말씀드렸다. 당연히 탈락.




세 번째는 지점이 많은 체인점. 한 번 등록하면 다른 지점의 연습실을 통합해서 이용할 수 있다. 어플이 있어서 수업 시간 변경이 용이하다.


이 체인점은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매달 새로운 악보 제공, 솔로, 앙상블, 자체 오케스트라 심지어 공연홀까지 보유했다.


세 곳 모두 집에서 3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 금액과 시간의 차이도 미세했다. 다들 연습용 바이올린을 구비하고 있어서 악기 걱정도 없었다.




내가 선택한 건 첫 번째. 성격은 이상한데, 그 광기에 사로잡혔다고 해야 할까. 빈말 없이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거 같았다.


성인 취미는 친목 위주로 돌아갈 때가 많다. 두 번째, 세 번째는 상담받을 때 친목이나 공연을 강조하는 순간 정이 뚝 떨어져 버렸다.


나는 혼자 조용히 보낼 시간이 필요했다. 사람이 모이는 앙상블, 오케스트라는 필요 없었다. 나는 휴무일에 사람의 눈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연습실의 수가 많은 것도 독이다. 그만큼 왕래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니까. 선택한 곳의 연습실은 두 개였다. 선생님이 비사교적이니 쓸데없는 대화도 안 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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