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 현지 일본인 선생님과 회화수업을 하고 있다. 요즘은 정기적인 학원수업을 받지 않고 있어서, 애써 공부한 일본어의 감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어 교육앱을 활용중이다. 현재 도쿄에서 거주중인 히카리 선생님은 본업을 하면서 사이버대학에서 심리학과 일본어교육을 전공중이다. 처음엔 가족이나 취미, 직업 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회차가 거듭되면서 대중문화, 사회, 젠더이슈, 경제, 정치 등 이슈로 대화의 폭이 넓어졌다. 내 일본어가 어려운 주제를 커버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꾸준히 대화하면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요령이 생겼다. 거기에 선생님이 부족한 내 일본어를 참고 들어주면서, 내 뜻을 이해해주려고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여름의 일이다. 그 날도 선생님과 몇가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베 전 총리의 피살사건으로 주제가 옮겨졌다. 자연스럽게 화제는 이 사건에 대한 한국 내 반응으로 이어졌다. 내가 다른 사례와 비교해 말하기 위해 '마가렛 대처' 이야기를 꺼냈는데,
"대처?"
'대처'를 모르신다는 거다. 어라? 살짝 당황했지만, 금새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대처는... 영국의 예전 수상이었던... 여성 정치가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제서야,
"아~, 삿챠 -!!!"
하시면서, '삿챠- 상'은 당연히 알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마가렛 대처를 일본에서는 マーガレット・サッチャー(마-가렛또 삿챠-)라고 발음한다고 한다. 초급 레벨 공부하던 시절, 흔히 사용되는 영어의 일본식 발음과 한국식 발음이 달라 한참 헤맸던 기억이 났다. 물론, 지금도 헤매고 있다.
우리가 '마가렛 대처'라고 부르는 Margaret Thatcher의 발음은 [mɑ́:rɡərit θætʃə] 라고 사전에 나온다. 굳이 한글로 옮기면 <마-(ㄹ)거릿 쌔쳐>에 가까운 것 같다. 일본인들은 '뻔데기 발음 [θ]'을 サ(사)로 옮기는 걸 알게 됐다. 아무튼, 영국인과 대화할 일이 생겼을 때 <대처>든, <삿챠->든 대화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한번에 알아 듣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진 출처: https://cdn.mediaus.co.kr/news/photo/201304/33365_72330_248.jpg
이런 사례는 많다고 한다. 재밌는 경험이라 일본어에 정통한 같은 회사 '문PD'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아래 사진 속 인물의 이름 발음도 한국과 일본이 많이 다르다고 귀뜸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