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주관의 개입
때마침 튜브물감의 발명으로 화가들의 야외활동이 자유로워졌다.
화가는 태양의 고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색깔을 따라 잡거나 움직이는 사물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야한다. 기억에 의존하는 한 기억의 왜곡에 의한 주관적 표현을 피할 수 없다.
고로, 인상적인 대상은 크고 자세히 그리게 되고 인상에 남지 않는 대상은 작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양귀비 꽃(서양 야산의 양귀비는 마약성분이 없는 개양귀비이다) 핀 언덕에 양산 쓴 여자를 그릴 때 모델은 잠시 멈추게 하여 자세히 그리고 나서 풀은 대충 그린다. 그 중 양귀비꽃은 강렬한 빨간 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인상에 남아 다소 크게 그려질 수 있다.
고흐의 ‘까마귀 나는 밀밭’ 그림에서 까마귀는 이미 날아가고 없어 고흐의 기억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까마귀의 몸통은 생략하고 날갯짓만 간략히 나타냈다. 고흐의 주 관심사는 아마도 생기 넘치는 밀밭의 황금색과 까마귀의 검은 색을 대비하게 하려했던 것이 아닐까?
생명력을 상징하는 황금색과 죽음을 상징하는 까마귀의 검은 색을 대비시키는 방법으로 본인이 자살하려는 것을 암시할 수 있다.
고흐 이후 주관적 표현은 더 강조되어 표현주의에 다다랐다.
(좌측부터 Mont Sainte-Victoire 1885, 1890, 1906)
폴 세잔의 생빅투와르산(Mont Sainte-Victoire) 그림에서 색상선택은 주관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화가의 주관적인 인상이나 선호도 및 의지에 따라 형태나 색상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 표현주의이다.
(Modigliani "Portrait of a Young Woman" 1918, Georges Raunault "Head of Christ" 1937)
모딜리아니의 ‘얼굴 긴 여인’의 그림은 화가의 취향에 따라 형태를 바꾼 경우이고, 루오의 ‘예수 얼굴’ 그림은 예수 얼굴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토리노의 성의(예수의 시체를 감싼 천)에 찍힌 예수얼굴을 참조하여 (저자의 상상) 예수의 얼굴은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의지를 담아 표현한 것이다. 이중섭의 ‘황소’는 화가의 주관적 인상과 조선의 소는 마땅히 이렇게 표현해야한다는 의지 하에 소의 모양은 실물과 일치하고 전체적인 색상과 골격의 색상은 실물과 다르게 표현하고, 뭉크의 ‘절규’는 모양과 색상 모두를 바꿔 화가의 정신병적 상태를 표현했다.
(이중섭 "황소" 1953(추정), Edvard Munch "The Scream" 1893)
이탈리아 토리노 대성당의 성의가 이천여 년 전 직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고흐의 후기작은 주관적 요소가 강해서 인상표현주의로 분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장욱진의 그림은 간결하고 만화 같은 그림체로 아동주의로 분류하는데 넓게 보면 표현주의의 한 유파로 보아야 한다. 그의 아내를 관세음보살처럼 그린 ‘진진묘’라는 작품은 표현주의로 볼 수 있다.
현대에 발표하는 구상작품은 거의 모두 표현주의나 극사실주의 작품이다.
표현주의와 극 사실주의를 조화시킨 작품으로 앤디워홀의 유명인 사진같은 판화 시리즈가 있다. 이 작품들이 눈에 익은 이유는 모델인 마릴린 먼로나 마오쩌뚱이 우리 눈에 익숙한 사람인 동시에 그가 사용한 표현주의의 전형적인 색상 바꾸기 기법 덕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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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Claude Monet "The Poppy Field near Argenteuil" 1873 : https://www.claude-monet.com/the-poppy-field.jsp
Vincent van Gogh "Wheatfield with Crows" : https://www.google.com/culturalinstitute/beta/asset/wheatfield-with-crows/dwFdD5AMQfpSew?hl=ko
Paul Cezanne "Mont Sainte-Victore"Cézanne, Mont Sainte-Victoire
Claude Monet "The Poppy Field near Argenteuil" 1873 : https://www.google.com/culturalinstitute/beta/asset/poppy-field/xQGTinA-MPxcVg?hl=ko
Modigliani "Portrait of a Young Girl : https://en.wikipedia.org/wiki/File:Portrait_of_a_Young_Woman,_Amedeo_Modigliani,_1918,_New_Orleans_Museum_of_Art.jpg
Georges Rouault "Head of Christ" 1937 : http://www.clevelandart.org/art/1950.399
이중섭 "황소" 1953(추정)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19/2016051900657.html?related_all
Edvard Munch "The Scream" 1893 : https://en.wikipedia.org/wiki/The_Scream
그리스도의 수의(Shroud of Turin) : https://en.wikipedia.org/wiki/Shroud_of_Turin
Vincent van Gogh "Starry Night" 1889 : https://en.wikipedia.org/wiki/File:Van_Gogh_-_Starry_Night_-_Google_Art_Project.jpg
장욱진 "진진묘" 1970 : http://news1.kr/articles/?1916490
Andy Warhol "Mao (complete portfolio)" 1972 : http://revolverwarholgallery.com/portfolio/mao-full-su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