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대 49 선택법

by 고베리슬로우

51 대 49 선택법이란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을 때, 본인도 스스로 둘 중 뭘 원하는지 헷갈릴 때 마음을 수치화하여 마음이 가는 선택지를 선별하는 방법을 말한다.


두 개의 선택지가 있다. 두 선택지가 비슷하게 좋거나 나쁘다.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쉽사리 선택하기가 힘들다. 그럴 때 마음속으로 두 가지 선택지를 향한 마음이 정확히 50 대 50이라고 가정을 한 후 한쪽에서 1점을 빼서 다른 한쪽에 준다고 상상을 한다.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하나는 정말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마음을 수치화하여 미묘하게 마음이 끌리는 쪽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나머지 효과는 다른 사람에게 내 선택과 함께 두 개의 옵션 다 나쁘지 않다는 걸 알려주는 데 있다. '나는 이게 끌려'라고 하는 것보다 '나는 둘 다 좋은데, 굳이 꼽으라면 이게 51, 저게 49'라고 하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사람한테는 둘이 차이가 별로 없구나'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오로지 첫 번째 효과(내 마음을 수치화하여 결정)만을 위해 사용했으나 이제는 극심한 선택 장애가 있는 아내와 대화할 때 더 유용하게 써먹는다. 아내의 선택 장애는 뭘 먹을지 결정할 때 유독 더 극심해진다. 메뉴가 정해질 때까지 "뭐 먹지? 자기는 뭐 먹을래? 진짜 뭐 먹지? 자기는 진짜 먹고 싶은 거 없어? 아 진짜 모르겠어. 자기가 골라. 근데 뭐 먹지?"로 이어지는 질문의 굴레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아내는 고민 고민 끝에 본인은 정말 못 고르겠으니 나에게 선택권을 넘기지만 본인이 인지하지 못할 뿐 원하는 선택지가 있는 경우가 꽤 많이 있다. '난 모르겠으니 네가 골라.'라는 말은 '내가 뭘 원하는지 네가 맞혀줘.'라는 의미와 같다. 그 마음을 내가 알 도리가 없으니 대신 내가 먼저 '51 대 49'를 사용해서 메뉴 하나를 결정해 준다. 선택 기준을 제시해 주는 거다.


가령 저녁에 중식을 먹기로 했는데 깐쇼새우랑 깐풍기가 최종 후보로 올라왔다. 심사위원인 나와 아내는 두 후보 중 뭘 고를지 심히 고뇌되는 상황. 적막을 깨고 내가 먼저 말을 꺼낸다.


"나는 깐쇼새우 51, 깐풍기 49."


이 말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두 메뉴 중 하나를 고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나는 아주 미묘한 차이(2점 차이)로 깐쇼새우를 정했어. 네 마음속 1점의 주인공은 깐쇼니 깐풍이니? 근데 중요한 건 네가 뭘 고르든 난 둘 다 괜찮아*.'


(*) 네가 뭘 고르더라도 나는 괜찮다 꼭 선택의 부담감을 덜어줘야 한다. 이때 너무 성의 없이 둘 다 상관없어하면 안 된다. 최대한 나도 고민했고 진정성을 담아서 네가 뭘 선택해도 난 괜찮음을 알려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도 51 대 49는 꽤 진정성이 있어 보이는 효과 있다.


극심한 선택 장애를 갖고 있는 아내가 결혼 3년 만에 '51 대 49 선택법'을 사용해서 스스로 메뉴를 결정했다. 매주 최소 4-5번씩 선택을 빙자한 퀴즈를 강요받은 지 3년 만에 와이프가 혼자 메뉴를 골랐다. 실로 기적 같은 일이라는 걸 질문의 개미지옥을 겪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아내의 선택 장애로 고통받는 분들은 한 번 사용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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