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함께 하는 모닝루틴 점검하기
* 본문은 8월 14일에 쓰여졌음을 밝힙니다.
어렵고 짜증나는 일들을 기계적이고 쉬운 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과정이 바로 이 루틴이야.
이 말을 기억해. 습관이 기질을 압도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건 기질이 아니라 습관이야. -미래의 골동품 가게 134화 中
일요일에 밀린 웹툰 정주행을 마쳤다. 조석, 김규삼, 강풀을 시작으로 웹툰의 시조새들의 작품과 함께 10년 넘게 웹툰을 보고 있다. 요일별로 보는 웹툰이 다양해서 정리가 힘들지만, 이번 주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웹툰의 명대사 두 가지를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다이어리에 적어두었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구아진 작가의 『미래의 골동품 가게』에 나오는 을지현오(거북이)의 대사다. 목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릴 때 귀에 피가 나도록 교육 받은 것이 있어 그런 거겠지만" 모처럼 보기 힘든 백성 아니 주변 사람들에게 다정한 모습의 현오가 낯설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 되기로 결정하는 건 나의 습관이다. 그렇게 보이고 싶으면 그렇게 하는 습관을 기르면 된다.
끈기와 지속을 어려워하는 나는, 무언가 진득하게 해본 적이 없는데 글쓰기만큼은 지속적으로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지금은 축적의 시기이지만, 요리 조리 튀어가는 불똥같은 습작들이 하나의 횃불이 되어 앞날을 비추고, 모닥불이 되어 마음껏 느슨하게 멍해지는 시간을 가지게 해줄 것이다. 소원을 비는 정월대보름의 달집태우기 만큼 큼지막한 불이 되어서 모두의 안녕을 바라고, 근심과 걱정은 훨훨 태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오늘의 루틴을 이루어가야지. 요즈음은 모닝루틴을 하나씩 이루어냈을 때의 뿌듯함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운동의 강도와 시간을 늘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 하고 있는 빅씨스 에센셜 50은 웜업-메인운동-쿨다운까지 준비운동도 놓치지 않고 해낼 수 있어서 참 좋다. 그만큼 호흡이 길어진 루틴이기 때문에 시간을 잘 지키기 위한 자기 관리에도 좀더 신경쓰게 된다. 힘들어서 10분 미룬 뒤 시작하는 30분 운동과는 천지 차이다. 다른 일정들이 통째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매일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지난 주에 운동 루틴이 꼬여버리면서 얼레벌레 day.5까지만 마쳤다. 나와의 약속을 못지켰다는 자괴감에 살짝 우울해질 뻔하다가 동영상 더보기 란을 보니 7일 중 2일 휴식을 하는 루틴으로 진행하면서 틈틈이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을 발견했다. 3일 운동 / 1일 휴식 / 2일 운동 / 1일 휴식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1주차 진도와 알맞게 떨어졌다. 기쁜 마음에 주말은 휴식했다는 건 안 비밀이다. 월요일부터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
순한 기질로 태어난 나. 그래서 민감한 반응 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무던하게 지내왔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서 내 안에 각인되는 게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러한 순간을 마주할 때, 나는 오늘도 나의 호흡과 직감을 예리하게 가다듬는다. 매 순간에 깨어있고 싶기 때문이다. 나와의 대화를 하는 데에 있어 글쓰기만큼 직접적이고 마음껏 내밀해질 수 있는 활동은 또 없는 것 같다. 정말 멋진 활동이다. 모닝페이지를 작성하는 것은 가장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친구를 곁에 두는 것과 같다. 내가 나를 경청해주는 것이다.
나 자신을 보물처럼 대하면 나는 강해질 것이다.
아티스트 웨이 7주차 과정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마침 4월생인 나의 탄생석이 다이아몬드라, 보석 중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 같은 내면을 지닌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였다. 나의 작고 소중한 루틴들도 결정체를 이룰 날이 올 것이다. 나는 연마 중이니까.
마지막으로 한민기 작가의『나의 작은 서점』에 나오는 주인공 한주아의 대사를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책을 좋아하는 문학소녀인 주아는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마음 속에만 품고 살아오다가, 우여곡절 끝에 책을 출간하게 된다. 첫 출간 토크를 뜻깊은 장소에서 하게 되는 주아의 이야기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마음이 뻐근해졌다. 나는 나를 격렬하게 응원하는 꿈의 단골손님이 되기를 소망한다.
등단하지도 못했고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더라도 나는 글을 써도 되는 거였어요. 나를 응원해도 되는 거였어요. 손 뻗으면 닿는 곳에 꿈을 두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에 의미가 생기니까. 우리 모두 자기 자신은 응원해도 되는 거니까. - 나의 작은 서점 77화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