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꽃이 뭐냐고 누가 묻는다면
코스모스라고 말하고 싶다.
어릴 때 동네 길가 가득 코스모스가 피었다.
코스모스 사이로 들어가면 느낌이 참 좋았다.
가닥가닥 선 같은 잎들이 겹쳐져 레이스 커튼처럼.
풍성한 잎 사이로 숨는 건 뱀이라도 나올까 걱정이 됐지만 코스모스 가닥 사이로 들어가는 건 안심이 됐다.
은근히 보이고 은근히 가려지고,
가볍고 선선하게 바람도 흐르고.
코스모스 꽃망울을 손톱으로 꾹 누르면
쌉쌀한 풀향과 달지 않은 꽃향이 오묘하게 섞여든다.
빠르게 다가오는 코스모스, 손끝에 배이는 코스모스.
꽃을 딴다.
줄기는 말고 꽃만 똑똑 떼어낸다.
아주 활짝 피어서 이제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지려는 꽃만 똑똑 딴다.
그 꽃을 두 손 가득 가지고 다리 위로 간다.
꽃잎을 하나 건너 하나 조심조심 뜯는다.
1-3-5-7번 꽃잎만 남은 코스모스는 다리 난간 위에 살포시 올려둔다.
가져온 꽃을 모두 난간 위에 올리고 나면
이제 제일 예쁜 코스모스 시간.
꽃을 다리 아래로 떨어트리는 것이다.
코스모스가 빙빙 빠르게 돌며 떨어진다.
여러 개 한 번에 던지면 여기저기서 빙글빙글,
아름다운 낙하를 빠짐없이 담으려 두 눈이 바쁘다.
코스코스 시간은 짧으니
우리가 빙글빙글 코스모스처럼 돌아야 할 때다.
손끝에 배인 코스코스 향기가 멀리멀리 퍼지도록.
하얀 연기가 하늘에 그어지면 돌아간 시간이지.
저녁밥을 먹으러 가기 전에 우리는
노을이 비치는 개울에, 저녁이 내리는 공터에
코스모스를 빙글빙글 수놓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