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문 - 물라다라 차크라(생명의 힘)
달그락달그락 설거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불 켜고 해."
남편이 주방 불을 환하게 켜주었습니다.
"아~ 왜 이리 어두운가 했어"
그제야 밝아진 불빛 아래 그릇들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가끔 저는 설거지를 할 때나 단순한 일을 할 때 손의 감각만 남아 제 영혼이 어디론가 다녀오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둠 속에 있어도 어두운지도 잘 모릅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숨을 멈추고 있어서 깜짝 놀라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뱉어내기도 합니다.
숨의 진동과 온도를 느끼고 숨의 소리를 들어봅니다.
숨이 지나가는 길이 부드러운지, 떨림은 없는지,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는 않은지 알아차려보는 거예요.
살기 위해 우리 몸은 열심히도 숨을 쉬고 있는데 우리는 자신이 숨을 쉬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세포들이 애를 써서 우리 몸을 살아있게 해 주는데 감사의 말도 한번 하지 않습니다.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숨을 쉬는가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와 닿아있습니다.
어떤 날은 숨을 아무리 헐떡거리며 들이마셔도 숨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어떤 날은 호흡이 너무나 미세하게 들어왔다가 나가서 마치 숨을 쉬지 않는 것 같고, 어떤 날은 숨이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한 채 호흡에 갇혀 자신을 옭아매고, 어떤 날은 숨이 손끝 발끝까지 채워져 새처럼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들이마신 숨이 온몸을 훑고 나가는 순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며 배고픔을 알리는 순간, 몸이 목마름을 표현하며 물을 찾는 순간들. 그렇게 작고 평범한 감각들이 모여 우리는 살아갑니다.
스스로 생명에 대한 의지를 가진다는 것은 몸 안의 수많은 에너지들이 뿌리에서 만나 생명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요가에서는 생명력, 삶의 의지가 깨어나는 자리를 물라다라 차크라(뿌리차크라)라고 부릅니다. 물라다라 차크라가 약해지면 삶의 의지가 약해집니다. 삶의 의지가 사라지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요가에서 물라다라 차크라를 배우고 나서 스스로 숨을 멈추고 떠난 가까운 이들이 떠올랐습니다.
이모는 수면제를 먹고 완전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이모는 얼마 안 되는 카드값을 갚으려고 돈을 빌리고, 그 돈을 갚으려고 또 돈을 빌렸습니다. 아마도 돈이라는 녀석이 이모의 숨통을 조여 도저히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나 봐요.
어릴 적 한동네에서 함께 술래잡기를 하던 친구는 농약을 마시고 숨을 멈추었습니다.
친구는 떠나버린 사랑의 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구멍 난 풍선처럼 다시는 숨을 불어넣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에 얕은 숨을 겨우 붙들고 친구는 마지막으로 "살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명의 에너지를 미리 나누어 줄 수만 있었다면 그들은 다른 선택을 했을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물라다라 차크라를 깨우고 주위에 그 에너지를 퍼뜨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깨어난 물라다라 차크라의 에너지는 생명의 뿌리를 깊이 내릴 것이고, 마구잡이로 흔드는 어떤 것에도 결국은 제 자리에 돌아올 수 있게 해 줄지도 모릅니다.
바람이 불고, 햇살이 눈부시게 비추었다가 붉게 물들이며 사라집니다. 하루의 빛과 그림자가 수없이 변해도, 대지만이 유일하게 변치 않고 우리를 붙잡아줍니다.
묵묵히 발아래에서 우리를 붙잡아주는 힘, 그것이 대지의 에너지입니다. 요가에서는 이 대지의 에너지를 물라다라 차크라, 존재의 뿌리라 부릅니다.
굳건히 이 땅 위를 걸어 나가는 것이 살아있음의 증명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뿌리를 단단히 할 수 있도록 첫 번째 차크라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에너지는 언제나 뿌리에서부터 깨어납니다.
물라다라 차크라가 조화로울 때는 하체가 안정되고 순환이 원활합니다. 또한 현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고 집중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고 평온한 상태에 놓입니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나는 괜찮다"라고 느낍니다.
반면에 차크라가 막혔거나 에너지가 과할 때는 다리와 허리 통증이 나타나고 무기력하며 체중에 변화도 생깁니다. 불안하고 삶에 두려움에 사로잡혀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어 집니다. 특정한 어떠한 것에 집착이 생겨나고 조급해지게 됩니다.
가장 원초적인 에너지며 필수적인 에너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에너지를 깨우지 않으면 살아가는 의미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어요. 차크라가 제대로 깨어나지 못했다면 적절히 에너지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몸을 움직여 그 에너지를 찾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틈새에 요가매트를 펴서 숨을 쉬어보고 뿌리를 단단히 해서 에너지가 흐르도록 하는 거죠.
어쩌면 매트 위에 설 의지조차 생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가만히 앉아 숨만 쉬어보세요.
마시고 내쉬고, 마시고 내쉬고.. 네! 그렇게요.
어느 정도 의지가 생겼다면 천천히 일어나 두발을 매트 위에 모으고 섭니다.
붉은빛의 작은 구슬이나 붉은 연꽃을 떠올리세요.
들이쉴 때, 그 붉은빛이 따뜻하게 빛나며 살아있다는 것을 느껴봅니다.
발바닥은 우리를 당기고 있는 중력에 맡겨 뿌리를 내려 기반을 만듭니다.
내쉴 때, 그 빛이 뿌리에서 척추를 따라 천천히 위로 피어오르는 것을 상상합니다.
척추의 가지가 뻗어나가며 중력을 저항해 봅니다.
이렇게 두 다리를 모으고 뿌리깊이 선 자세를 타다사나. 산자세라고 합니다.
하복부와 회음부로 깊게 들이쉬고, 내쉬며 중심을 아래로 내립니다.
뿌리를 단단히 하여 산처럼 우뚝 서있는 거죠.
발바닥의 저항감은 골반으로 전달되고, 그 저항 속에서 에너지는 깨어납니다.
받아들임과 저항하기, 조화롭지 않지만 함께 가야만 합니다
마지막은 시선입니다. 어디를 바라볼 건가요? 어떤 눈으로 바라볼 건가요?
수평선 너머에 무엇인가를 바라봅니다.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 너머에는 단단해진 또 다른 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 첫 번째 차크라 - 물라다라 차크라란 무엇일까요?
물라다라 차크라 (Muladhara Chakra)
산스크리트어 Muladhara는 뿌리, 근원, 기초를 의미하는 Mula (मूल)와 받침, 기반, 지지대를 의미하는 Adhara (आधार)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차크라(Chakra, चक्र)는 바퀴, 회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몸 안에서 끊임없이 회전하며 진동하는 에너지의 중심 가운데 기반이 되는 뿌리에너지를 물라다라 차크라라고 하는 것이죠.
각 차크라는 서로 다른 에너지 파동을 가집니다. 이 진동의 강도와 속도를 빛의 파장으로 표현하면서 차크라의 색이 나타나게 됩니다. 진동이 빠르면 높은음, 느리면 낮은음을 가지듯이 에너지의 파장 또한 낮을수록 무겁고 단단합니다. 견고하고 안정감을 가지는 대지의 기운을 가지고 현실에 안착을 시켜줍니다. 낮은 에너지의 파장은 짙고 붉은색을 띠게 됩니다.
<요약>
뿌리에너지이며, 낮은 에너지 파장으로 붉은색으로 표현됩니다.
현실에 안착시켜 주는 대지의 원소를 품고 있고 생존, 안정, 신뢰, 소속의 네 가지 본능의 에너지입니다.
둘. 물라다라 차크라를 깨우는 아사나를 소개합니다. 살포시 실행해 보세요. 호흡이 막히거나 너무 힘들다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무리하지 않도록 합니다.
비라바드라 1,2,3 - 전사자세입니다.
비라바드라 아사나 (전사자세)는 생명의 의지, 심해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절망감이 있더라도 전사처럼 나아가도록 합니다.
시바의 아내 사티는 자신을 불에 던져 목숨을 끊었습니다. 사위를 싫어하는 사티의 아버지 다크샤는 사위를 자신의 의식에 초대하지 않았는데 사티는 아버지의 의식장에 찾아가서 스스로 숨을 멈추고 말았어요. 슬픔과 분노를 느낀 시바는 머리카락을 뽑아 땅에 던졌고, 그 머리카락에서 비라바드라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비라바드라는 다크샤의 의식을 파괴하고 복수를 합니다
살아가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만나며 우리는 절망하고 슬픔 속으로 잠식됩니다. 비라바드라는 여기에서 태어나 절망을 뚫고 저항하며 승리하게 됩니다.
생명의 힘.
Virabhadrasana I — 워리어 1
1. 타다아사나(산 자세)에서 숨을 들이쉬며 오른발을 앞으로 크게 내딛으세요.
2. 왼발은 45도 바깥으로 돌립니다.
3. 숨을 들이쉬며 양팔을 위로 들어 올려 손바닥은 마주 보게 해요.
4. 앞 무릎을 직각으로 굽힙니다.
5. 골반은 정면을 향하게 맞추고 앞 무릎이 발목 위에 오도록 정렬합니다.
Tip
견갑골은 아래로 내려 등은 길게 확장합니다.
왼발 안쪽과 오른발을 기반으로 바닥을 밀어내고 왼쪽 엉덩이를 앞쪽으로 가져오며 골반을 맞춥니다.
허리가 뒤로 꺾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배를 당기고 회음부를 조여내어 골반에 에너지가 단단히 차오르도록 합니다.
마실 때 갈비뼈가 확장되고 내쉴 때 팔을 뻗어냅니다.
손끝을 응시하고 호흡을 반복합니다.
천천히 최소 5번의 숨을 쉬었다면, 다시 산 자세로 돌아옵니다.
왼발을 앞으로 크게 내딛고 반대쪽도 실행해 봅니다.
오른쪽을 했으면, 왼쪽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앞으로 숙여 뻗어냈으면 뒤로도 뻗어내어 몸의 균형을 맞춰주어야 합니다.
나를 끌어내리는 무기력과 고통과 절망을 무찌를 <전사 - 비라바드라>가 마침내 태어났습니다.
생명의 힘.
Virabhadrasana II — 워리어 2
1. 비라바드라 1에서 오른발은 정면을 향하고 왼발은 90도로 옆으로 돌려서 비라바드라 2를 해봅니다.
2. 팔을 양옆으로 뻗으며 앞 무릎을 굽혀 직각 유지해요.
3. 시선은 오른손 끝을 바라봅니다. 오른손 끝에 나를 흔드는 의식을 놓아두고 노려보는 거죠.
Tip
두 발 뒤꿈치는 일직선으로 맞추었나요?
앞 허벅지는 지면과 평행, 무릎은 발끝 방향을 맞춰줍니다.
엉덩이가 빠지지 않게 배를 부드럽게 당깁니다.
어깨는 힘을 풀고, 대신 팔은 단단하게 뻗어냅니다. 손끝을 누가 잡고 당기는 것 같은 느낌으로요.
이제 비라바드라는 싸울 준비가 되었습니다.
생명의 힘.
Virabhadrasana III — 워리어 3
1. 비라바드라 2 자세에서 정면으로 몸을 돌려줍니다.
2. 양팔을 위로 들어 올리며 무게 중심을 앞쪽으로 가져오며 뒷다리를 들어 올려요.
3. 숨을 가득 들이마시고 팔을 뻗어 공격!
Tip
지탱하고 있는 다리를 쭉 뻗어내어 단단해지도록 하고 회음부를 조여내 물라반다를 해야 합니다.
(** 물라반다 : 항문과 생식기 사이의 회음부를 조여 뿌리를 잠그는 것을 말합니다)
몸통과 다리를 일직선으로 유지하세요.
복부에 힘을 주고 골반이 한쪽으로 틀어지지 않게 하고요.
시선은 바닥이나 정면입니다.
이제 비라바드라는 우리를 흔들어 놓던 의식을 무찔렀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생각과 감정들은 나를 마음대로 흔들어댑니다.
그 아이들과 싸우는 것은 쉽지가 않아서 시바 신처럼 비라바드라를 탄생시켜 맡겨봅니다.
용맹한 전사는 숨을 쉴 수 없게 옭아매는 사슬을 끊어내고 생명의 힘을 가져다줍니다.
이제 맘껏 숨을 쉬세요.
살아있다는 것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잖아요.
우리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숨 쉬는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단히 땅에 뿌리를 내려 우리는 물라다라 차크라를 깨웠습니다. 생명의 에너지를 느끼며 대지 위에 놓인 발의 감각을 찾아보았습니다.
우리는 땅에서 태어나, 물처럼 흘러가고, 불처럼 살아 있습니다. 그러다 공기처럼 가벼워지고, 공간처럼 넓어져, 마침내 빛으로 돌아가게 될 겁니다.
삶의 여정의 지도를 펼치고 내가 갈 길의 경로를 알고 간다면 조금 덜 두렵겠지요. 차크라의 에너지가 당신의 '삶의 지도'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감정과 창조의 에너지인 두 번째 차크라 - 스와디스타나 차크라(Svadhisthana Chakra)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삶의 여정의 지도 - 차크라 7단계>
첫 번째는 물라다라 차크라(뿌리) - ‘나는 여기 존재한다’는 안정의 자리입니다.
두 번째는 스와디스타나 차크라(성골) - 감정과 창조의 흐름이 피어나는 곳입니다
세 번째는 마니푸라 차크라(태양신경총) - 나의 의지와 힘이 깨어나는 중심입니다.
네 번째는 아나하타 차크라(심장) - 사랑의 에너지입니다.
다섯 번째는 비슈다차크라(목) — 진실을 말하고 표현하는 통로입니다.
여섯 번째는 아즈나 차크라(제3의 눈) — 내면의 통찰과 지혜의 눈입니다.
일곱 번째는 사하스라라 차크라(정수리) —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는 빛의 자리입니다.
비라바드라 1,2,3
수련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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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sCReePaPF50?si=kWONtOq2GNMr-b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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