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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Mar 16. 2018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산티아고 영감이 84일간 고기를 낚지 못했던 때의 고독


산티아고 영감의 84일간의 고독


헤밍웨이의 역작인 <노인과 바다>. 이 소설에는 산티아고 영감이 나온다. 이 노인은 장장 84일간 고기를 잡지 못했는데 생산성과 능률을 잃은 본업 때문에 종일 무력감에 시달린다.


하기싫은데다 못하는 일을 마주하게 되면 자존감이 바닥난다. 이 노인이 망망대해를 마주했을 때, 바로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나이 든 노인, 늙은데다 고기도 잡지 못하는 한 사람에게 누가 기대를 할까? 본인이 아니면 아무도 산티아고의 미래에 관심과 기대를 갖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항해를 시작한다. 아무도 그에게 바라는 것이 없어도, 혹은 비웃음을 사더라도 일단 한 번 더 기회라는 것을 쫓아가 본다.


85번째 날, 출항을 준비하면서 바라보았을 바다의 모습은 아마도 제일 마주하기싫은 괴물같아 보였을 터.


그러나 산티아고는 증명해야만 한다. 타인의 시선이 틀렸다는 것, 더불어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노인은 사투를 벌인다. 대상은 성난 파도나 괴물같은 청새치가 아니다. 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살아남기위해 투쟁을 벌인 것이다.


결국 노인은 고기를 낚았다. 동시에 타인의 오만한 시선으로부터 해방되었고 자존감을 되찾았다. 비록 상어에게 뜯어먹혀 꼬리만 남은 청새치일지라도, 사람들은 안다. 노인의 위대함을.


아무리 잔잔해 보일지라도 언제든지 높은 파도로 모든 것을 휩쓸어갈 수 있는 바다처럼, 노인 역시 약해 보이더라도 강력한 한 방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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