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살인소설 vs 빌로우제로
살인 소설,
대작을 위해 살인 현장으로 들어간 작가
전작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작가 앨리슨은 전작을 뛰어넘을 대작을 쓰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영감은 떠오르지 않고, 초조함은 짙어져만 간다.
그러다 결국, 무모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바로 일가족이 살해당했던 저택으로 이사를 가기로 한 것이다. 괜히 그런 곳에 가면 공포 소설을 잘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에, 가족에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이사를 강행한다.
이사 당일. 앨리슨은 다락에서 이상한 상자를 하나 보게 된다. '가족 영화'라는 제목이 쓰여진 박스 안에는 필름이 여러 개 들어 있다. 앨리슨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아랫층으로 내려 온다.
집은 얼추 정리가 됐는데, 아이들이 이상하다. 악몽을 꾸고, 앓고 있던 몽유병이 심하게 도져 이상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아내는 갈수록 예민해진다. 그러나 앨리슨은 아랑곳 않고, 자신이 잘나갔던 시절의 인터뷰 영상을 돌려보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궁리만 할 뿐이다.
그러다 갑자기 다락에서 봤던 '가족 영화' 필름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 영상은 단순한 가족 비디오가 아니다. 심각한 살인 현장을 담은 스너프 필름이었던 것이다. 과연 이 저택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후로도 집안 곳곳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일어난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아내는 앨리슨을 추궁하고, 결국 앨리슨은 이 저택이 살인 사건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털어 놓는다. 아내는 길길이 날면서 가족을 데리고 원래 살았던 집으로 도망치듯 떠나온다.
빌로우 제로,
대작을 위해 냉동고로 들어간 작가
그리고, 여기 대작에 혈안이 된 작가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잭이다.
잭 역시 첫 번째 시나리오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치고, 또 다른 작품을 구상 중. 전작에 대한 기대감을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렇게 몇 개월을 노력해도 변변한 스토리가 떠오르지 않아 잭이 시나리오 원고를 넘기지 못하자, 출판사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바로 잭을 냉동고에 5일간 감금시켜 어떻게든 원고를 마무리 짓도록 푸쉬하는 것이다. 잭은 오히려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짐을 꾸려 길을 나선다.
그리고 냉동고 소유자인 페니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잭. 그는 후회한다. 냉기가 가득한 창고같은 더러운 방에서 글을 쓰라니, 왠지 있던 영감마저 모조리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런 그의 기분도 모르고, 취미로 글 좀 썼다는 페니는 자신이 쓴 원고를 한 권 전해 준다. 혹시 시간이 나면 검토해 달라며. 잭은 그녀의 원고는 안중에도 없고, 다시 계획을 엎어버릴까 고민중이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 그는 방에 갇히게 되고, 혼자서 천천히 스토리를 구성해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고쳐 쓰기를 반복한 끝에 그럴싸한 이야기를 지어내 보지만, 왠지 100% 만족스럽지가 않다.
그 때, 그 방에 페니가 들어온다. 그녀 역시 강요에 의한 입실이다. 게다가 출판사 측에서 그녀의 아들까지 볼모로 잡고, 대작을 완성 시키지 못하면 아들을 되돌려 주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까지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페니가 펜을 잡는다. 왠지 심심했던 스토리에 더욱더 살이 붙고 플롯이 복잡해 진다. 그리고 둘은 함께 마지막 장을 완성시키기에 이른다.
잭은 다시 한 번 성공한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페니는 아들을 찾을 수 있을까? 그들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괴물같은 남자, 거너 역시 놓칠 수 없는 스릴과 긴장감을 전달해 줄테니 주의 깊게 보시라.
공통점 찾기
두 작품 전반에는 공통적으로 대작을 향한 작가들의 광기와 집념이 흐르고 있다. 이들의 욕심은 아주 당연한 사실마저도 간과하게 만들어 버린다. 대작을 쓰고자하는 이기심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양심을 내버리게 만든다. 또한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며, 현실과 망상을 구분할 수 조차 없이 대작에 집착하게 된다.
이 두 주인공은 자기애성 성격을 가지고 있다. 타인의 평가에 집착하고, 자신의 작품이 최우선이라 가족이나 주변인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태도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주인공이 작가라는 사실 외에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왕년의 스타들이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불면 날아갈 것 같았던 여리여리한 꽃미남이었던, 에단 호크와 에드워드 펄롱이 바로 그들이다. 이제는 귀신도 때려잡을 것 같은 비주얼으로 변신(?)한 그들의 더욱 짙어진 연기를 감상해 보라. 격세지감은 물론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고리타분한 명제에 동의하게 될테니까.
차이점 찾기
차이점이라면, 이들이 타인의 불행을 대하는 태도다. 자신을 위해 모든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 자기애성 성격의 특성상, 가족을 살인 현장으로 끌고 들어가고, 자신의 성과를 위해 타인의 능력을 이용하는 등의 이기주의는 그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점에서 자기애성 성격은 자칫하면 반사회적 성격과 혼동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죄책감이나 양심에 대한 기준의 유무다.
반사회성 성격은 양심이라는 개념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이들은 남을 죽이거나 법규를 위반하는 등의 반사회적인 행동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왜 잘못됐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애성 성격의 경우, 양심에 대한 개념은 잡혀 있다. 다만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필요에 따라 양심을 취하거나 버리는 것이다.
<살인 소설>의 앨리슨은 자신의 욕심 때문에 가족이 위험에 빠지자, 자신의 목적은 잠시 미뤄두고, 일단 현장을 빠져나와 가족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나 <빌로우 제로>에 등장하는 잭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페니를 이용한다. 게다가 그녀를 배신하면서도 뻔뻔하게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아무런 가책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결말부에에서는 반사회적 성격으로 약간 치우쳐진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