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2
대학교 때 친구였는데 그 친구는 가끔 내 꿈에 놀러 와주기도 하고, 메일함 정리를 하면 꼭 보이는 이름이기도 하고, 이미 쓸모없어진 자료들을 정리하다 보면 조별과제 대본으로 불쑥 나타나는 사람이다. 그리고 요즘 핫한 OTT에 나오는 어떤 일반인과 닮아서 볼 때마다 또 생각난다. 그 친구랑 마셨던 술이 그 이후 마셨던 술보다 많을지도 모를 정도로 친하게 지내던 이들 중 한 명이었는데 어떻게 멀어지게 됐는지는 안 봐도 본인 쪽 과실이 100:0으로 나올 것이 분명하므로 자세하게 떠올리지는 않으려 한다. 다른 친구의 블로그에서 자주 보이는 그 이름을 볼 때마다 뭔가 커다란 것을 잊은 것 같이 가슴이 저릿하다. 다시 연락하고 싶어도 연락처도 모르고, SNS 아이디도 기억이 안 나고. 사실 찾으려면 찾을 수 있는데 용기가 없다. 그동안 뭐 하고 지냈냐는 물음에 대답할 자신도 없고, 지금 뭐 하고 지내냐는 말에도 떳떳하게 뭘 얘기할 자신이 없다. 나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한탄해 봐도 소용없단 거 잘 안다. 그냥 그때 힘들어도 계속 곁에 둘걸. 나 빼고 다 남 같았어도 어찌어찌 남으로라도 계속 남겨둘걸. 이제 와서 후회해 봐도 다 무슨 소용인가.
그냥 그 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남기는 오늘의 짧은 기록. 짧게라도 쓰는 게 중요하니까. 그 친구도 가끔 날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해줬으면 좋겠다. 끝까지 비겁한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