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의 밤
불현듯 고독이
사무치게 옷자락을 잡아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그리움에
속절없이 젖어드는 얼굴.
저 먼 땅에 피붙이 하나 남겨두었네.
마음의 실뿌리 닿고 싶은 곳.
푸른 솔 굽어보는 산자락 돌아
아비 찾아 술잔 올리는
나의 근원, 나의 뿌리여.
지아비 곁에 누우신
어머니의 합장묘가 오늘따라 시리게 부럽다.
뿌리내리지 못한 이국의 삶은
내 영혼마저 잎새처럼 떠돌게 하고.
오늘도 플로리다의 밤하늘은
무심한 듯 낮게 내려와
별들의 눈짓으로 안부를 묻는다.
그래, 그렇지.
부디, 안녕하자.
이 낯선 땅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