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고독한 길 위에서, 나는 나를 놓는다."
우리는 지금, 인간의 모든 서사가 폐기되는 절대적 고독의 모서리, 그 광야를 지나고 있다. 이 길은 훈련장 이전에 해체의 장소다. 세상의 소음도, 나를 정의하던 타인의 시선도 닿지 않는 이 메마른 지평선 위에서, 나는 오직 하나의 짐과 독대한다.
그것은 내가 살아왔다는 증거이자, 나를 쉼 없이 괴롭혀 온 **나의 마음(心)**이었다.
천 개의 파도로 일렁이며 끊임없이 나를 흔들던 번뇌의 바다.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내 영혼을 결박했던 집착의 사슬. 이 마음은 나의 정체성이었으나, 동시에 내가 광야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나를 붙잡고 있던 가장 거대한 무게였다. 광야는 이 모든 무게를 증발시킨다. 지독한 고독 속에서, 내가 '나'라고 단언하던 모든 감정의 마찰음이 서서히 멎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거대한 침묵이 나를 덮칠 때, 나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의 정점에 선다.
마음이 소멸될 때, 나는 어디로 가는가?
내 존재를 증명하던 마지막 숨결이 멈추는 듯한 절대적 정적. 슬픔도 기쁨도, 미래에 대한 계획도, 과거의 후회도 없는 무(無)의 심연 앞에서, '나'라는 주어는 끝내 사라지는가? 이 소멸은 영원한 어둠으로의 추락인가?
아니다. 그것은 추락이 아닌 본질로의 회귀이다.
마음의 종언은 곧 번뇌의 종언이다. 내가 애써 붙잡고 있던 마음이라는 감옥의 열쇠가 녹아 사라질 때, 나는 비로소 그 광야의 **정수(精髓)**를 만난다. 나는 어떤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질문이 종말을 고한 곳, 모든 경계가 무너진 그 영원한 고요, 그 존재 자체에 박히는 것이다.
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있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