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감옥, 에고의 독백

숙주와 기생충의 왈츠

by 고요정


**프롤로그: "내 안에는 두 명의 내가 산다. 툭하면 싸우는 이 지긋지긋한 관계에 대해 기록한다."**


<숙주와 기생충의 왈츠>


그녀는 나를 '불구(비잉신)'라 부른다.

나는 땀 냄새나는 촌스러운 육체이고,

그녀는 그 위에 기생하며 군림하는 서늘한 유령이다.


나는 투박한 흙바닥을 기는데,

그녀는 파리의 런웨이, 그 허공을 걷는 모델이다.

나를 향해 촌년이라, 쑥맥이라, 구제 불능이라 손가락질하며

그녀는 자신의 옷깃에 묻은 먼지조차 내 탓으로 돌린다.

그녀는 디자이너의 가위보다 예리하다고 자부한다.

세상의 어떤 옷감보다 더 매끄러운 허영을 두르고

자신이 왕실의 핏줄이라도 되는 양 고개를 쳐든다.


그녀는 밥을 먹지 않는다. 아니, 먹을 수 없다.

그녀의 위장은 찬사와 시선만을 소화할 수 있기에,

생의 비린내가 나는 '진짜 밥'은 그녀의 목구멍을 넘어가지 못한다.

그녀에게 몸매는 생명이지만, 그 생명은 말라비틀어진 플라스틱 인형의 그것이다.


그녀의 레퍼토리는 지독하게도 똑같다.

"너는 감각이 썩었어."

"네가 입을 열면 내 우아함에 금이 가."

나를 그토록 수치스러워하면서, 나를 구석방에 처박아두고서야

그녀는 비로소 바깥세상에서 나를 자랑거리로 포장해 판다.


하지만 그녀는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부정한다.)

나라는 '비잉신'이 뒷마당 진흙탕에서 두 발로 버티고 서 있지 않다면,

그 고상한 그녀는 단 1초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내가 숨 쉬지 않으면 그녀는 질식하고, 내가 먹지 않으면 그녀는 굶어 죽는다.


그녀는 오늘도 내 귀에 대고 저주처럼 씨부렁거린다.

그 소음 속에 갇혀, 그녀는 본다.

자신을 떠받치는 이 '비잉신'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철저히 고립된 자신의 비참한 맨얼굴을.

온 세상이 '비잉신'으로 보이는 것은,

그녀 자신이 텅 빈 껍데기라는 유일한 증거다.


***에필로그 :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녀는 옆에서 혀를 차고 있다. 하지만 타자를 치는 건 촌스러운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