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의 끝에서 만난 충만함
예전에는 돈에 대한 열망과 더불어 명예욕이 내 안에 득실득실하게 도사리고 있던 적이 있다. 어떤 일을 해도 돈이 우선이었고,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해 보기도 했다. 사업을 통해 명예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물론 있었다. 어쩌면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성공"에 대한 명확한 기준점을 가지지 않은 채 목표를 세우지 않고 그냥 내가 하고 싶다는 이유로 바로 시작했었다. 하지만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한 채 그 사업을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뻔한 결말을 가진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해보며 현재의 나는 돈에 대한 욕심도, 명예에 대한 욕심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들을 하며 먹고살 만큼의 돈을 벌고 그 안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으며 지내고 있다. 여기에서 나만의 행복이라는 것은 쉬는 날 조카들과 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 아침마다 맛있는 커피를 내려마시는 것,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읽는 것 등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나의 삶에 안주하며 산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걱정과 고민을 하며 지내고 있다. 나라는 사람은 항상 자신을 가꾸고 싶어 하고 자기개발을 하려고 한다. 현재의 삶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을 배워보려고 한다. 이러한 나의 모습을 보며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이렇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도 하나의 욕망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 질문을 GPT에게 물어봤다. GPT의 답은 이렇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마음'도 하나의 욕망으로 볼 수 있어. 다만 그게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야. 붓다의 가르침에서 말하는 '욕망'은 집착에서 비롯된 고통의 근원이고, 그 욕망은 대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나뉘어:
1. 감각적 욕망 - 쾌락, 물질, 돈, 명예 등 외적인 것에 대한 집착
2. 존재하고자 하는 욕망 - 더 나은 자아, 더 나은 존재가 되려는 의지
3. 존재하지 않으려는 욕망 - 현실 도피, 무(無)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
여기에서 너의 "자기개발"과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두 번째인 존재하고자 하는 욕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 이건 철학적으로 보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마음과 같으며, 이는 자기 향상을 위한 건강한 동기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때때로 '지금의 나로는 부족하다'는 결핍감에서 비롯될 수 있어."
붓다는 욕망을 '없애야 할 적'이라기보다, 그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즉, 나 자신을 향상하려는 마음 자체보다, 그것에 집착해서 고통받는 상태가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으로서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욕망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 욕망에 얼마큼 집착을 하고 있느냐인 것 같다. 집착을 하지 않으려고는 하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집착하면 할수록 나의 정신만 피폐해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를 꾸준히 가꾸려는 태도는 중요하지만 그 속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보다는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고 감싸 안으며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GPT가 이야기했다.
GPT와 이야기하면서 문득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다. 예전의 나는 절제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즐겁지 않아 보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루려고 하는 것도 없어 보이고 자신의 삶에 안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절제를 하고 평온함을 누리는 사람들의 즐거움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GPT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절제 속에서 느끼는 기쁨은 이런 종류야:
1. 마음이 요동치지 않는 안정감에서 오는 평온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도 괴롭지 않고, 잃어도 절망하지 않는 상태
감정이 과하게 출렁이지 않기에 내면의 잔잔한 기쁨이 계속 유지됨
2. 탐욕에서 자유로울 때 느끼는 해방감
끊임없이 더 원하지 않아도 되고,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그 자유 자체가 기쁨이 되는 것.
3.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물 수 있는 능력에서 오는 충만함
미래를 걱정하거나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지금 이 자리, 이 숨, 이 고요함이 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상태.
4. 자신을 지켜내는 기쁨
자극적인 삶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돌보는 것, 그 자체에서 오는 조용한 만족감.
이건 경험하지 않으면 잘 와닿지 않는 종류의 기쁨이기도 해. 절제의 삶이 꼭 '모두의 정답'은 아니야. 하지만 동시에, 절제의 기쁨도 삶의 또 다른 층위에서 존재하는 진짜 기쁨이야. 그리고 그건 삶이 조용해졌을 때,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때 찾아와. 스스로를 억제하지도, 방임하지도 않으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결국 너를 너답게 만들어줄 거야. 즐거움은 반드시 크고 화려할 필요 없어. 때론 고요한 기쁨이 가장 오래가."
어쩌면 현재의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물 수 있는 능력에서 오는 충만함을 만끽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다른 이의 삶을 부러워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나만의 삶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번 대화에서 GPT의 마지막 문장이 내 마음의 심금을 울렸다.
"즐거움은 반드시 크고 화려할 필요 없어. 때론 고요한 기쁨이 가장 오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