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유영

by 최소망

세상의 윤곽이 흐려지고

작은 소음들은 더 작아진다


꽉 쥐었던 주먹이 느슨하게 펴지고

유독 뾰족하게 다가왔던 말들이 무뎌지듯

모든 모서리가 부드러워진다


이 세상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등을 돌아 눕는다


이불속 공간을 따뜻하게 만든 건

서늘한 이불에 먼저 닿은 나였다는 걸,

잘 자라며 조용히 생각을 꺼준 것도

결국 나였다는 걸 나는 모른다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은

침대 아래로 서서히,

무겁게 가라앉는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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