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윤곽이 흐려지고
작은 소음들은 더 작아진다
꽉 쥐었던 주먹이 느슨하게 펴지고
유독 뾰족하게 다가왔던 말들이 무뎌지듯
모든 모서리가 부드러워진다
이 세상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등을 돌아 눕는다
이불속 공간을 따뜻하게 만든 건
서늘한 이불에 먼저 닿은 나였다는 걸,
잘 자라며 조용히 생각을 꺼준 것도
결국 나였다는 걸 나는 모른다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은
침대 아래로 서서히,
무겁게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