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by 최소망

바람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사물의 윤곽을 더듬는다


나뭇잎의 가장자리가 먼저 흔들리고

그 다음에야

닿지 않던 쪽까지 따라 떨린다


아무도 오지 않았는데

문이 한 번 열렸다 닫히고

커튼이 누군가의 등을 흉내낸다


이름없이 지나가는 것들이

이렇게 또렷할 수 있다는 걸

나는 그때서야 알았다


붙잡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오래 머문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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