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천천히 걷는다
발은 없고
발자국도 없는데
푸른 바닥 위를
느린 속도로 건너간다
방금 전까지
저 건물 위에 기대 있더니
어느새
강을 넘고 있다
어디에서 왔을까
바다의 소금기를 털고 왔는지
산 머리를 훑고 왔는지
누굴 만나고
어떤 그림자를 남기고
이제는 또
누굴 만나러 가는지
흰 어깨를 흩뜨리며
아무 일 없다는 듯
계속 걷는다
누군가도
같은 구름을 바라보게 될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지나치고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