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냉정과 열정사이

by gozal

15년차다. 교사가 되어 첫 발령받은 학교에서 학생부에 배정받고 이곳이 경찰서인지 학교인지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쳤다. 그 해는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된 다음 해였고 나는 그날 이전의 학교와 그날 이후의 학교를 알지 못했다. 두번째 해 맡은 반 여학생 복장지도를 하다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일년동안 학부모에게 잠수함 같은 협박을 받았다. 그해 겨울 나는 "저도 교사이고 담임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병원행을 택해야 했다. 춥고 어려웠다.

정년을 앞둔 교장과 승진을 앞둔 교감은 피하기 바빴고 비루했다. 빼곡히 11장이나 적은 일지는 읽히지도 못했고 패스당했다.

복장 지도는 다른이유가 아니였다. 규칙을 지키는 다수의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였다. 나는 "학교 규칙을 지키지 못하면 사회 법도 지키지 못하게 된다. 규칙을 계속 어길거면 학교를 다니는 의미가 무엇이냐."고 했다. 이 말은 "너같은건 학교도 다니지 말라"고 전달되었다. 셔츠 끝을 잡은것은 멱살을 잡은 것으로 둔갑되었다. "종치고 바로 밥먹으러 가지말고 지도를 받고 가라"고 한 말은 "너같은건 밥도 먹지 말라"가 되었다. 학생이 부모에게 전달한 말을 부모도 믿지 않은것을 잘 알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두둔할 수 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도 알것 같았다. 그들은 "안되는걸 알지만 끝까지 해보고 싶다."며 미인정 결석을 지워달라는 억지를 부렸다.

그 모든 것을 감내한 이유는 한가지였다. 아이가 학교를 나오지 않겠다고, 그것이 나때문이라고 하기 직전에 학교의 1학년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남자친구와의 교제를 반대한 부모가 아이의 머리를 짧게 잘랐고 아이는 그대로 뛰어내렸단다. 그 동네에서 제일 높고 비싼 아파트였다. 동네는 매섭고 찬 바람이 불었다.

나는 여학생의 부모가 아이가 방 밖을 나오지 않고 밥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 제일 두렵고 무엇보다 아이가 걱정됐다. 그것또한 거짓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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