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약 먹고 싶다.
요즘 나의 시기가 쓴 맛 약을 먹는 시간을 달리고 있다.
어릴 적 쇠숟가락에 가루약과 물을 섞어서
엄마가 새끼손가락으로 휘 휘 저어 주면 받아먹었던
딱 그때의 가루약 맛
인생이 달콤할 수만 없다는 건 아주 잘 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것도 잘 안다.
인생의 굴곡 중 나의 좌표점이 0에 가깝도록 하락해도
곧 치고 올라가서 모든 게 경험에서 배우게 될 거라는 것까지도 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허우적대는 지금 이 순간들이
너무 아프고 쓰다.
똑같은 약이더라도
아이들 시럽약처럼 딸기맛은 왜 없는 건지.
지금 나의 시간들이
가루약의 쓰디쓴 맛으로 가득하지만
적당히만 먹고 얼른 지나가길
다 괜찮길
다 잘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