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아니라면
작년 장마가 무척이나 길었다.
정말 지긋지긋하게 비가 오래도 내렸었다.
그래도 운이 좋게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에 건조기를 구입해서
매년 고통스러웠던 '장마 속 빨래'는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올해 아직 장마가 시작됐다는 기사를 보지는 못했지만
작년 이맘때쯤부터 긴 장마의 시작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 쏟아지는 이 빗줄기는
장마가 시작된 기분이다.
지금 내리는 비가 장마가 아니라면
속 시원히 쏟아지는 이 비에
나의 걱정도
근심도 앞으로의 불안감도
같이 속 시원히 씻어지길
조금만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공상적인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