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끝자락에서 기억해야 할 것
지난 7월부터 글쓰기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처음에 문의했을 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는데
주변의 사람들로 인해 윤곽이 점차 잡혔고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힘들었던 때의 기억을 끄집어냈고 감정을 상기시켰다
초반에는 꽤 힘들었고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지만 한 번은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래야 그 기억 속에서 온전한 해방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초반에 힘들었던 기억들을 적어 내려간 뒤에는
마음이 조금 편안해져서 글을 쓰면서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았다
그저 나의 목표인 일주일에 하나 글쓰기를 놓지 않기 위해
최종 목표인 독립출판을 잊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뿐이었다
최종 수정본을 마지막으로 읽으면서
여름의 나와 겨울의 나는 많이 달라져있음을 느꼈다
여름의 나는 쓰면서도 읽으면서도 우울했고 슬펐는데,
오늘의 나는 예전보다는 덤덤하게 글을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한 줄 한 줄 쓰고 읽는 것조차 버거웠는데
힘들었던 기억들을 글에 많이 녹여내서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다
최종 수정 원고는 나의 글쓰기 선생님께 전달했다
이다음은 아마 선생님, 최 이사님의 몫이 크겠지..
두 분이 이뤄놓은 'want'라는 독립출판사는 내게 크나 큰 힘이 되어준 공간이었다
올해 말이면 나의 want를 떠나는 날이 오겠지
벌써부터 서운한데 마지막 수업 때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일단은 그동안 수고한 나에게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말해주자
"정말 고생했어,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줘서
결국은 끝맺음을 해주어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