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어린 시절
어느 해인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5학년의 그 아이는 버스를 타고 성남에서 길동으로 초등학교를 다녔다
아마도 첫눈이었스리라
11월 18일
버스 창이 뿌옇게 피어오르고
그 아이는 아마 "첫눈" 이렇게 쓴 것 같다.
그렇게 겨울을 보내고 2월의 언덕엔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이제 예순 살....
60년의 살아온 세월은
때론 참혹하고 때론 괴롭고
때론...
아마 즐겁고 행복한 날도 있었으리라...
그 여자의 어린 시절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그 꿈을 꾸지도 못 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고
사춘기 시절엔 누구나 그렇듯이 시인이 되고 싶었다
한참 시집을 사고 시를 읽기도 했지만
그 누구도 내게 관심조차 없었고
그저 꿈을 갖는 것이 사치로 느껴졌던
그 시절의 늘 기억엔 외할머니의 방문이 있었다..
너무 어린 나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그해에
남자를 만났고 그 남자와 결혼을 했다
그리고 꽃을 만났다..
하고 싶던 피아노 공부도 했고
간혹 글을 쓰기도 했지만
행복할 거란 나의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시집살이란 것에
나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아지랑이 피는 언덕"
그 무렵이었던 같다
아지랑이 피는 언덕이 생각난 것은..
야생화를 알게 되었고
꽃을 키우며 돈도 벌고 공부도 하고
시집살이 지옥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던
그 날들 속에서
하나님 앞에 앉았다
땅만 있으면 모든 게 행복할 거 같았다
꽃도 맘껏 키우고
나의 은신처도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졸랐다
"아버지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간절함에
땅도 생기고 하우스도 짓고
들꽃풀꽃 이란 이름도 지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던 나의 삶이
돈을 쫓아다니며 고된 노동이 뒤따를 것이란
것을 그땐 몰랐다..
그냥 행복의 시작이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꽃차와 발효음식
꽃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 음식과
한식디저트등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모조리 찾아내어 닥치는 대로 공부했다
자격증도 따고
강의도 하고 품팔이처럼 프리마켓도 나갔다
하지만 내게 돈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 내게
어떤 분의 조언
"글 좀 써보지 그래요?
그동안 했던 것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요" 한다..
어린 시절의 꿈이 생각났고
몇 해전인가 똑같은 권유를 받았던
그때가 생각났다
"해볼까?
써볼까?"
일단 내 생각부터 정리해 봐야겠다
꽃차와 음식의 중간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