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출신 사업가가 현실적이고 신랄하게 들려주는 경험담과 드라마 후기
오늘 넷플릭스에 올라온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보고 감상평 같은 것을 한 번 써보려고 한다.
지금 느끼는 생각이나 감정도 전부 휘발될테니까 마지막화를 보고 난 뒤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대기업 출신이면서도 퇴사하여, 나름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의 생각이니, 이 글을 읽는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란다.
나는 대기업에 취업한 지 딱 1년 뒤에 코로나가 터졌다.
각국의 정부는 돈을 미친듯이 풀어댔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젊은 이들은 수능을 다 맞았건 뭘 엄청난 대기업을 다니건
의사가 아니고서는, 서울에 집을 사는 것이 불가능한 시점이었다.
꿈이 무너지던 시기였다.
그 시기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웹툰화된 시점이였다.
나의 부모님은 대기업에 들어갔던 나를 자랑스러워 했다.
그리고 내가 전문직이 되거나 대기업에 들어가기를 정말 누구보다 바랬다.
(솔직히 왜 이렇게 바랬는지 모르겠다)
대기업에 들어갔을 때 부모님은 누구보다 기뻐하셨으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집안은 별 볼 일 없는 대기업 사원.
이 대기업 사원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월급은 세후 400~500 남짓. 평생을 엑셀만 만지다가 은퇴를 한다.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서울 집값은 현재 10억, 20억이다.
내가 취업했을 때 문과 대기업 사원의 경쟁률은 최소 400:1 ~ 20000:1까지 되었다.
나는 대기업 5개 정도에서 오퍼를 받았는데 내가 뚫은 경쟁률은 각각 500:1은 최소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래봤자 하는 일은 엑셀이다.
뭘 별달리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대기업 사원으로서 당신의 지능이 너무 뛰어나고 당신이 천외천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대기업 사원이 오히려 적성에 맞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당신이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하루 종일 카톡이나 하는 동기랑 월급이 같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으면 능력이 있다고 주변에서 싫어하고 평판이 깎여나간다.
요즘 대기업 사원이 해야하는 능력은 그저 남들 눈에 안띄게 "조용한 퇴사"를 하면서 자기 인생 시간이나 갉아먹는 것. 그게 대기업 사원의 역할이다.
천외천의 재능이 하는 일이 아니다. 엑셀을 만지려고 20000: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우리 고등학교에는 수능을 다 맞은 친구도 있는 데 그 친구는 의대를 진학하지 않았다.
자유전공학부를 갔다.
그 친구도 대기업을 다닌다.
월급은 뭐 세후 500 남짓이겠지.
전략기획팀에서 하루 종일 야근한다.
이 친구가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을까?
결혼을 잘하는 것이 아니면 평생 불가능할 것이다.
수능을 다 맞은 친구도, 답이 없는 게 우리 세대의 대기업 사원이다.
임원이 되면 되지 않느냐고?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대기업에 다녔을 때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선배는 많지 않았다.
그저 리더쉽이 있어 보이는 내 사수 과장 정도(?)
근데 부장급 중에서 한 명이 눈에 띄였다.
우리 직무의 부장이였고 정말 똑똑함과 총명함이 묻어나는 사람이였다.
다음 상무 예약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그 분이 총무팀으로 발령이 났다.
우리 직무가 회사의 핵심 직무였는데 우리 직무에서 밀려난 것이다.
그리고 몇 개월 뒤 그 분은 퇴사하시고 협력사로 이직하셨다.
(나이 많은 사람이 대기업에서 잘리고 협력사로 이직하는 건 대기업에서 밀려나는 전형이다)
가장 아이큐가 높아보이고 지능이 높아보이고 가장 열심히 살았던 대기업 부장이 왜 밀려났을까?
대기업에서 열심히 살면 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ㅋㅋ
대기업에서는 열심히 하면 할 수록 적만 많아지고 일을 잘하면 잘할 수록 싫어하는 사람들만 많아진다.
나도 일을 열심히 했다는 이유로 동기들에게 '쟤는 왜저래? 경쟁심이 너무 강해' 이런 말을 들으니 말이다.
그러니 임원이 된다는 것도, 열심히 산다는 것도 쉽지가 않다.
대기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부장들이 오히려 가난하다.
우리 팀에서는 엑셀도 못하는 차장이 한 명이 있었다.
회사 업무를 하는 중 마는 둥 하면서 자기 밑의 전문직 사원에게 일을 맡기고 뭘 하는 지 외근만 다니던 사람이였다.
엑셀 업무도 자기는 못하겠다고 빼에에엑 거리면서 너가 하라고 나에게 업무를 주던 사람이였다.
그 사람이 제일 부자였다.
왜냐고? 일 안하고 부동산 투자만 해서 부동산이 3채였거든
대기업에 다닌다는 건 이런 것이다.
그냥 일 잘하는 거 ㅈ도 필요 없고 그냥 대기업의 신용을 가지고 영끌 박치기로 부동산이나 빨리 사는 것
그게 대기업 생활을 잘하는 거다.
그것도 우리 젊은 세대에 가능한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이것도 적어주고 싶은데 특히 남자들한테는 꼭 적어주고 싶다.
대기업 다니면 결혼을 잘 할 수 있을까?
이상형 만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키가 평균키 이하라면 말이다.
대기업 다니면서 연애를 많이 하려면 키가 178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러면 왠만한 여자들에게 호감을 받을 수 있다.
175 이하라면 쉽지 않다.
요즘 여자들은 외모를 많이 본다.
대기업 다닌다고 여자와 연애를 쉽게 하는 시대는 지났다.
물론 결혼을 할 때에는 너가 책임을 져야 하니까 그때에는 대기업 사원인 게 먹힐 수 있다.
그것도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형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게 직무 능력이 뛰어난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블라인드에 대기업에 다니는 애들의 자부심을 보면 그렇다 ㅋㅋㅋ
대기업 개발자라고 코딩을 더 잘하는 게 아니고,
대기업 마케터라고 마케팅을 더 잘하는 게 아니다.
대기업 MD라고 상품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도 아니다.
나는 내가 담당하던 카테고리와 분야에 대해서 전혀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협력사만 몇 명 불러서 일만 시키면 그만이였다.
나 한 명 없어도 그만이고 이걸 10년 해도 경력이 안되는 일 투성이였다.
이런 시덥지 않은 일을 10년 동안 하면 감각이 떨어지고 지능이 떨어진다.
나는 바이어 직무의 신입 사원이였기 때문에 선배들이 거절하기 어렵거나 곤란한 미팅에 날 보내곤 했다.
나는 퇴사한 신세계 그룹의 바이어 직무의 선배들의 제품을 볼 기회가 많았다.
존나 븅신 같은 제품이였다.
그딴 걸 만들어서 나한테 바잉좀 해달라고 하는 모습이 참 안쓰럽고 한심했다.
초딩이 만든 줄 알았다.
능력 개발에 하등 도움이 안되는 엑셀만 10년 동안 만진 탓이었다.
바이어 직무를 퇴사한 선배들은 븅신 같은 제품을 만들어서 나 같은 신세계 그룹의 후배에게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바잉을 해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존나 븅신 같았다. 미래의 내 모습도 이럴 게 뻔했다.
컬리나 쿠팡에서 바잉하는 힙하고 멋진 스타트업과 비교해서 지능이 너무나도 떨어져버린 대기업 사원이였다.
감도 다 떨어지고 대기업에서 10년 동안 종속되어서 퇴사하게 되면 그냥 븅신 같은 지능 상태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
애초에 스타트업에 다녔다면 일이라도 치열하게 하고 제대로 하면서 경력 개발이라도 했겠지.
대기업 사원이라서 엑셀만 쳐보다가 감 다 떨어진거다. 내가 계속 대기업에 있었다면 이렇게 됬겠지.
대기업 사원, 그거 진짜 별 거 아닌거다.
진짜 일을 잘하면 대기업 사원일 필요가 없다.
당장 당신이 고지능자 천재고 수능 다 맞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다니는데
거기다가 초고지능자라고 하자.
그럼 삼성전자에 다닐까?
왜?
삼성전자 그거 경북대 공대만 나와도 다 들어갈 수 있다.
거길 왜 다니고 있나?
자기 능력을 스스로 시장에서 증명하지.
스스로 증명을 못하는 애들이 대기업 사원 하는 거다.
대기업 사원도 사실 요즘에 쉽지가 않으니 스스로 증명이 불가능한 애들이 오직 공부로만 증명하면 되는 의사 하려고 하는거고
내 나이 31세에 순자산은 100억 정도 된다.
대기업에 다녔으면 절대로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재능이 있고 열정이 있어도 엑셀을 만지고 세후 400~500 받고 있었을거다.
누군가는 결단을 내리고 주접 안떨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서 앞서간다.
만약 대기업에서 우유부단하게 버티다가 나이 40 다 되서 퇴사했다면
감다 떨어진 병신인채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
감이 살아 있을 때 젊을 때 선택해야 하는 이유이다.
내가 대기업에서 위와 같은 모든 사실을 깨닫고 빨리 퇴사해서 성공했다고 그 주인공이 당신이라는 보장은 없다.
나는 대기업에서 취업했을 때부터 대기업 문과 직무 5곳에서 오퍼를 받았고 대기업에서도 내가 담당했던 카테고리는 그룹사 전체에서 성장률 1위였다.
애초에 할만한 애가 창업해서 성공한거지 일반적인 대기업 사원이 나와서 창업하면 100이면 100 실패한다.
대기업 사원 중에 자의식 과잉들이 사내벤처로 시작해서 이상한 거나 만들고 다니면서 주접이나 떨고 CES나 나가서 하등 쓸모없는 혁신상이나 받고 그지 같은 VC들이나 만나고 다니면서 골프나 치고 다니면서 주접이나 떨면서 폭탄 굴리다가 파산이나 당하는 걸 너무 많이 봤다.
이게 잘풀린 대기업 출신 스타트업의 삶이다.
븅신 같은 VC나 븅신 같은 정부지원 담당자들이랑 골프나 치면서 약자들끼리 뭉쳐다니면서 보도자료나 뿌려대는 삶 ㅋㅋ
그게 븅신 같은 대기업 출신 "최고 파괴 책임자"가 존재하는 스타트업 대부분의 삶이다.
내가 아는 성공한 사업가들 중에 투자를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리고 학부도 대부분 연대 경영이나 서울대 경영 급의 학부다.
니 혼자 사업을 일굴 수 있다면 사업해라. VC나 만나고 정부지원금이나 받으면서 주접떨지 말고.
그러니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자기 주도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실패할 것이며, 대부분 허울 뿐인 주접이나 떨고 있는거니까.
당신이 대기업에 다녀도 통장에 한푼도 없고 소개팅에서 차이고나 온다면
그냥 그건 이 세대 자체가 그런거다.
당신은 죄가 없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버텨내는 당신이 참 멋진거다.
세대에 기대하지 말고,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 기대하지 말아라.
대기업에 기대하지 말아라.
대기업은 계속해서 전통적일 것이며, 계속해서 이전의 실수를 반복해갈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거기서 계속해서 버텨라.
그곳에 당신의 삶이 있고, 버텨내는 게 이기는 거고 멋진거다.
계속 그렇게 김부장으로서 버티는 게 멋진 삶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