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J (3)

게으른 J의 글쓰기

누군가 그랬다. 가만히 있다고 노는 게 아니라고.
나의 글쓰기를 보면, 그런 것도 같다.

뭔가를 한 번 하려고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리저리 돌려보고, 요모조모 뜯어보고,

이래저래 따져보느라 정작 시작은 늦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나서 글쓰기가 그랬다.

머릿속에 어떤 결론이 나기 전에는 

쉽게 노트북을 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많은 생각들이 그대로 휘발되었다.

아마 그 생각들을 글로 썼더라면...

(인기 작가가 되었겠다 같은 말은 다 부질없지.)

하지만 생각들을 그렇게 정리하고 글을 쓰면

글이 일사천리로 써진다.

그러다 삼천포로 빠질 때도 있지만.

어쩔 땐 내가 쓰는 것 같지 않을 때도 있다.

어떤 내림이라도 받은 것처럼 손이 움직인다.

고민의 끝, 결론을 내린 후라 매끄럽다.

그렇다고 글을 엄청 잘 쓴다는 건 아니다. 

잘이고 잘못이 또 어디 있으랴 글은 글인 것을.

그저 글을 안 쓰고 있는 동안의 나에게

그만 손가락질하고 혀를 차기로 했다.

내 손이 지금 움직이는 것은 그때의 나에게도

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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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계획형 인간의

복잡 단순 생활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