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는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맡고 있는 두 프로젝트의 업무 처리로도 바빴지만, 막 시작한 영어 수업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나의 에고나 고요함을 생각할 새도 없이 시간이 흘러간 듯해요. 아침에 모닝페이지 시간부터 일하기 시작해서 필사도 글쓰기도 미뤘습니다. 저녁 먹기 전 하던 일은 끝났지만 어째서인지 다른 무엇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유 없이 불안하고, 어느 생각에도 집중할 수 없어서 졸리지도 않는데 잠자리에 들어서 얼른 이 시간을 보내버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오늘을 보내서는 내일 더 크게 후회할 것을 알기에 마음을 다잡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고요함의 지혜> 책을 펼쳐 하이라이트 친 문장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이 문장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목표를 정하라.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음을 알라.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서 무언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이 순간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어떤 행위든 매 순간 그것 자체로 만족스럽다. 나는 더 이상 지금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는다. 오직 에고만이 그렇게 한다. - 고요함의 지혜 | 에크하르트 톨레 / 제3장 나의 에고
'아, 그렇구나.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수단으로 전락시켰구나. 나는 오늘 나의 에고를 만나지 않은 줄 알았는데, 내가 나의 에고로 살고 있었구나.'
내게는 중요한 두 프로젝트를 잘하고 싶고, 갓 시작한 영어 공부를 더 빨리 더 많이 잘하고 싶은 마음에 나는 그저 지금 이 순간에 그 3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불안에 떨고 있었던 거예요. 실제로 한 프로젝트의 일정을 정리하면서, 다른 프로젝트 파일을 들여다보고, 수업 영상을 다시 볼 걱정을 하고 있었죠. 그리고 필사도 매일 글쓰기도 해야 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자, 그 핑계로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TV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어느 하나 하는 건 없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얼마나 더 불안했을까요.
하지만 이 깨달음을 얻고 나니 불안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지금 이 순간이 보이는 듯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매일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글을 쓰며 나를 지금 이 순간에 돌려놔야 하는 것 같아요. 내일은 꼭 책과 필사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