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니까 인간이다

후회 없는 삶이 목표일 수 없는 이유

by GALAXY IN EUROPE

꽃가루가 가장 많은 시즌이 시작되었네요.

한창 봄꽃들이 피었다 지는 4~5월엔 눈에 보일 정도로

꽃가루가 날고, 밖에 나갔다 오면 눈이 가렵고 붓습니다.

눈을 계속 비비고, 인공눈물도 넣어보지만 그때뿐이지요.

자료원: 국립기상과학원 꽃가루 달력

갑자기 꽃가루 이야기로 오늘 쓰기를 시작한 것은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해서 고통스럽지만 굴하지 않고,

오전 걷기를 마쳤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걷기 DAY 8


낮 기온이 20도를 넘기면서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더 일찍 30일 걷기를 시작하지 않음을 후회하게 되네요.

그러면서 앞으로 걷기 힘들겠다며 걱정을 시작합니다.

나는 지금 이곳에 있지만, 과거와 미래를 순식간에 오가며

이미 일어났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전혀 쓸모없는

걱정과 고민으로 시간을 보내는 나를 보고 있습니다.

이 또한 바로 곧 후회가 될 과거인 것이지요.


<열두 발자국>에서 정재승 박사는 '후회'에 대해서

내 선택의 결과물이 내가 하지 않은 선택의 결과보다

못하다고 판단될 때 후회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즉, 후회는 하지 않은 선택의 결과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한 고등한 능력인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회하지 않는 삶'을 목표로 하지만

정재승 박사에 의하면 그것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 뇌에는 후회 기능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죠.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는 건, 저 같은 뇌과학자에게는 '나는 내 전두엽이 시뮬레이션 기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으로 들립니다. (...중략...) 우리는 잘못된 선택 때문에 후회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선택을 성찰하며 점점 후회를 줄여나가는 과정이 적절한 태도이지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뒤를 돌아보지 않는 태도가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 <열두 발자국> 정재승 p. 148

그리고 삶의 매 순간에서 우리는 선택이란 걸 해야 해요.

매 선택이 옳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옳다고 믿었던 것도 바뀔 수 있으니까

결국 후회 없는 삶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후회를 문제로 보고, 부정적인 감정을 키우기보다

이미 일어난 현상으로 한 발 물러나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 삶에 반영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겠지요.

물론 그전에 잠시 후회하고 아파할 시간을 갖는 것 또한

아주 인간적인 일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걷기는 1시간 내외

쓰기도 1시간 내외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30일 동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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