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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IN EUROPE Aug 03. 2023

8월 2일 둘째 날

이틀 만에 시작된 유혹

아침: 불고기+된장국+깻잎쌈+마늘+김치

점심: 고구마+아메리카노

저녁:살얼음물비빔냉면+왕만두3개


둘째 날도 수월하게 지나갔습니다. 아직은 드라마틱한 갈망이 생기지 않았지만 안심할 순 없습니다. 출근길에 병원을 들렀는데 카운터에 놓인 멘토스와 젤리가 저를 유혹했고, 지하철역에 걸린 사이다 광고, 지하상가에 퍼지는 커피번의 향기가 뇌리에 박히더군요.

불고기+된장국+깻잎쌈+마늘+김치

가장 좋아하는 불고기가 메뉴에 있기 때문에 세끼 연속 불고기여도 괜찮습니다. 만약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치킨이나 돈가스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하지만 나를 위한 도전이지 다른 어느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힘들어도 이어가야지요.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변명하고 핑계를 대먹었던 수많은 간식과 음료, 기름기, 조미료 가득한 음식들을 생각하면 정말 누구를 위한 변명과 핑계였나 싶습니다. 결국은 몸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자신이니까요. 

Photo by Thomas Kelley on Unsplash

4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내 몸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데요. 신체기관과 장기들이 하나둘씩 노화가 진행되어 잘 안 보이거나, 잘 안 씹히거나, 잘 못 걷거나, 잘 소화시키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모두는 연결이 되어 있어서 씹는 게 잘 안 되면 소화가 안되고, 그렇게 컨디션이 떨어지면 몸은 다른 통증들도 더 아프게 받아들이더라구요. 그리고 시력도 컨디션의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안과 검진을 받았는데, 요즘 눈이 많이 안 보인다고 말씀드렸거든요. 그런데 일 년 전과 시력 차이가 얼만 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루이잔틴과 지아잔틴을 4:1로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의 컨디션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구마+아메리카노

한 끼는 간단히 먹어야겠다 싶어서 점심은 고구마 하나와 아메리카노를 먹었더니 5시도 안 돼서 배가 고파졌어요. 보통은 간식거리들을 찾아 헤맸었는데 참으려니 힘들었습니다. 특히 사무실에는 초콜릿, 젤리, 사탕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서 눈도 가고 무의식 중에 손도 갈 뻔해 혼자 놀라기도 했습니다. 


살얼음물비빔냉면+왕만두3개

사무실에서 저녁을 먹는데 도시락을 싸지 못한지라 튀기지 않은 메뉴로 주문을 했습니다. 물비빔냉면은 물냉면에 다진 양념소스가 들어가 있는데, 살얼음 동동 떠서 따뜻한 만두와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1인 2 만두인데 먹지 않는 이들이 있어 하나 더 먹었어요. 점심 고구마의 보상심리가 아닌가 싶어 살짝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보상심리'가 항상 문제거든요. '~했으니까 ~해도 괜찮아.' 또는 '~해 줘야지.', '~ 사야지'하는 생각은 자기 합리화가 됩니다. 정작 한 일에 비해 더 큰 보상을 바라거나 보상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 주객전도가 일어나는 것이지요. 이는 한 번 두 번 하다 보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로서 8월 2일의 기록은 끝입니다.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먹지 않았는지를 가지고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쓸 수 있다니, 아니 글을 써야 하는가 싶은데요. 매일 계속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대단하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NO탄산음료, NO치킨, NO디저트

8월 한 달 동안 정크푸드의 유혹을 피해

매일 건강하게 먹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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