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이 강아지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제 강아지구요. 귀엽습니다 보고 있으면 행복해져요. 자랑 맞습니다.
똘망똘망한 눈빛, 잔머리 굴리는 소리가 들리는 표정, 잔망스러운 발짓, 쉼없이 움직이는 꼬리. 여러분 제 강아지가 이렇게 귀엽습니다!! 사실 이제 강아지는 아니죠. 10살 가까이 됬으니 개르신이십니다. 그리고 사실 제 강아지도 아닙니다. 아내가 결혼 전부터 기르던 강아지입니다.
전 외동아들입니다. 형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제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죠.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었지만 책임지지 못할 행동은 하면 안될거란 생각에 입양할 생각이 쉽게 들지는 않더라구요. 고등학교를 올라가며 첫 강아지를 기르게 되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의 요크셔테리어였고 이름은 어머니의 뜻에 따라 '밍키'가 되었습니다. 산책도 자주 시켜주고 밥도 좋은거 챙겨주고 가족여행을 갈 때는 함께 갈 수 있는 곳 위주로 다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강아지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몰랐습니다.
제 부주의로 결국 밍키는 제가 신병배치를 받고 100일 휴가를 나오기 전 난소암으로 강아지별로 돌아갔습니다. 중성화수술이 마운팅방지 뿐 아니라 강아지의 건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수술이라는 것을 그때가 되서야 알았습니다.
정말 너무 미안하더군요. 그 뒤로는 반려동물을 들인다는 생각을 절대 못했습니다. 제 부주의로 말못하는 생명에게 위험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평생 그 상태가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여자친구가 동물병원에서 데리고 있던 강아지를 입양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 강아지가 바로 사진 속에 있는 '만복이'입니다.
만복이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허약했습니다. 강아지홍역을 앓아 치아의 에나멜층이 하나도 남지 않아 치아도 약했습니다. 몸에 비해 다리가 유난히 길어 가끔씩 휘청휘청하고 걷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입양을 한번 갔다가 파양되서 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밍키생각에 허약한 친구를 왜 데려왔냐고 뭐라 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만복이에게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보시는 것처럼 아주 잘 컸습니다. 지금은 가끔 진짜 사람인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의사표현도 아주 명확합니다. 자고있을때 TV볼륨이 시끄러우면 일어나서 리모컨을 발로 칩니다(!!) 시끄럽다 이거죠.. 이런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어이가 없으면서도 내가 강아지에게 안정과 편안함을 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친구같은 편한 존재구나 라는 행복이죠.
정말 소소한 순간들입니다. 그러나 순도 높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이 친구에게도 저에게도 분명히 끝은 존재하겠지만 끝을 두려워하며 아파하기보다는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하며 좋은 경험을 하나라도 더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런 행복은 제가 바라는 저의 모습을 '안정을 주는 사람'이라고 이름 짓게 만들었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내 주위에게도 안정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재미 없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만 함께 하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 되고싶네요. ^^
#한달 #한달자존감 #한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