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하루를 후회없이 잘 보냈다는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삶의 시간 속에서는 늘 후회가 뗄 수 없는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닌다. 어쨌건 하루의 시간으로 정한 스물네 시간을 어제와 동등한 나날들로 숨쉬고 살아갈 뿐인데, 시간을 ‘허비했다’든지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했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 아주 가깝고도 먼 곳에 있기 때문인 듯하다. 죽음은 모든 것을 무화시키면서 동시에 생을 어떤 것보다도 가치있게 만들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매 순간을 죽음 앞에 후회 없이 살고자 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우리가 매일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아주 얇고 투명한 막처럼 우리 삶의 주변을 덮고 있거나, 혹은 항상 있지만 무뎌져버린 공기 같은 것이다). 그저 좋은 삶을 살고자 하는 지극히 당연한 바람이 되었다. 물론 그 ‘좋은 삶’이라는 것도 언젠가 닥칠 죽음의 이전에 내 삶이 의미와 가치를 남기면 좋겠다는 바람인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후회없는 하루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그것은 나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인지, 혹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어느 쪽이 더 진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하루 자체를 후회가 없거나/후회가 남는 무언가로 측정하고 관조할 때 이미 실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어렴풋하게 든다. 그러니까 후회가 있니 마니한 그런 생각조차도 들지 않는- 이를테면 자의식과 타의식이 없고, 어떤 것과 온전히 하나가 되어 흘러가는 나의 삶과 시간을 잊어버린 듯한- 그런 하루가 내가 진짜 원하는 시간이 아닐까. 정답처럼 느껴지는 모든 생각들은 절대 또렷하게 오는 법 없이 희미하게 느껴지기만 할 뿐이다. 아직도 많은 지혜와 성찰할 만한 것들은 우리의 언어를 훌쩍 뛰어넘은 곳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