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작
언니들을 만난 게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만큼 오래된 사이처럼 느껴진달까. 나는 언니들 모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고맙게도 언니들은 스스럼없이 내게 곁을 내줬고 그렇게 나는 20년 만에 제대로 된 우정 비스무리한 감정과 연대와 소속감이라는 걸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넷이다. 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렇다.
*정까도: 까도 까도 매력이 나오고 또 나오고 계속 나오는 우리 팀의 대표님
*강다니: 강단 있는 삶을 살고픈 요리솜씨 좋은 우리 팀의 꼼꼼한 서기
*이룰루: 항상 해맑아 눈부시기까지 한 우리 팀의 실무능력 만렙인 아이디어 뱅크
*장시닙: 뭐든 서툴고 뚝딱거리는 신입이자 막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팀의 총무
우리의 공통점은 30대이고 엄마라는 점 말고 또 있다.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 여자들이다. 까도 언니는 평소 자기 계발에 정말 열심이다. 아동 미술을 18년째 해오고 있는 언니는 본업도 정말 잘하지만 끊임없이 발전하고자 해서 아는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진짜 많고 배울 점도 참 많다. 룰루언니는 사진작가다. 뭐든 뚝딱뚝딱해내는 실무능력 만렙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많아서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다니언니는 손맛이 끝내주는 걸로 유명하다. (아직 극락의 맛을 보지 못한 중생 여기요..) 요리를 잘하는 데 좋아하기까지 하고 지금 자격증을 따려고 배우고 있으니 요리는 강다니. 강다니는 요리. 걍 끝났다고 본다. 다니언니의 겉모습은 강단 있고 굉장히 단단해 보이지만 겉바속촉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다니언니의 섬세함에 빠지면 답이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 글 쓰는 장시닙. 이 팀에 어쩌다 스며들게 되어 여기까지 온 게 참 신기하리만치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다. 특기는 언니들 총총총 따라다니기, 언니들 이야기 듣기, 언니들 앞에서 말하면서 울기다.
이렇게 4인 4색의 우리가 <서당개삼년>이라는 팀명을 가지게 된 것은 제주에서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모집한 <2024 청년활동 인큐베이팅 작당모의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되면서부터였다. 단톡방에 룰루언니가 올린 작당모의 지원사업 공고와 지원서를 보고 우리는 솔깃했고 지원해 보자는 마음으로 작성해 나가기 시작했고 역시 사업계획서에 일가견이 있는 우리의 대표님 까도 언니가 먼저 첫발을 뗐고 언니 아이디어에 점점 살이 붙었다. 작성하다 보니 합격하고 면접까지 가고 싶어졌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스토리는 있다는 슬로건을 시작으로 우리가 사는 제주 읍면 지역은 문화예술의 혜택을 도심보다 확실히 적게 받는다는 점에 주목했고 또한 디지털 디톡스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누구나 강연자가 되어 다세대가 한 자리에서 모여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업 구상을 해보았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우리는 모두 신기해했고 신나 했다. 면접을 보면서 사업계획서에 첨가되거나 재고되어야 할 부분들이 몇 가지 있다고 느꼈지만 우리는 감사하게도 합격했다.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우리는 자축했다. 바로 다음날 오리엔테이션에 참가안내를 받았고 우리 팀은 전원 참가했다. 그렇게 우리의 <서당개삼년> 프로젝트는 순항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11월 30일을 마지막으로 활동이 끝난다. 앞으로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가 그려나갈 크고 작은 일들이 기대하며 그 여정을 담아보려고 한다. 서당개삼년! 파이팅!
이미지출처: 정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