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코팅이 된, 아주 예쁜 딸기 타르트가 있다.나는 작은 휴게실에서 이 호사스럽게 생긴 딸기 타르트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한입 먹어보니 적당히 새콤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조화롭다.
눈이 저절로 깜빡여지는 근사한 맛이다.
20대 초반, 첫 직장에서의 기억이다.
그 시간을 함께한 언니와는 지금도 가끔 그날의 딸기 타르트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그때 그 타르트 진짜 맛있었지-라며,작은 딸기 타르트의 순간을 기억한다.
유난히 힘든 오후가 이어질 때가 있다.
일도 힘에 부치고 이래저래 집에 가고 싶은 그런 오후 말이다. 나는 잠시 사무실을 빠져나가 회사 앞에 있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딸기 타르트를 사들고 돌아왔다. 직원 휴게실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타르트를 한입먹다 보면문 밖의 소음이 딴 세상일처럼 느껴진다. 뭐 별거 있나 싶어질 때쯤 딸기 타르트 부스러기를 탁탁 털어내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그 시절, 딱 손바닥만 한 크기에 5천 원쯤 하던 그 타르트를 사려고 망설이며 지갑을 열었을 나를 칭찬하고 싶다. 지치는 순간을 무심히 넘기지 않아 줘서 고맙다고.
그런 순간을 20년 뒤의 내가 기억하게 해 줘서 고맙다고. 그래서 나는 지치지 않고 지금까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누구에게나 작은 딸기 타르트의 순간은 꼭 필요하다.
5천 원짜리 딸기타르트 일 수도 있고,
3분짜리 음악일 수도 있고,
달달한 믹스 커피 한잔 일 수도 있다.
나를 지치게 만드는 것들로부터 빠져나와 틈을 주는 순간, 그로부터 우리는 벅찬 힘을 얻는다. 마음의 부스러기를 탁탁 털고